교육부가 폐기된 국정교과서를 대체할 새 검정 역사·한국사 교과서를 당초 예정보다 2년 늦은 2020학년도부터 학교에서 사용한다. 국정교과서 영향을 받은 검정 교과서 집필기준도 다시 손보기로 했다. 다만 새 검정교과서도 정권 입맛에 맞는 시각으로만 쓰여지는 것 아니냔 염려도 나오는 만큼 중립적이고 공정한 집필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교육부는 학계와 학교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이 같은 국정교과서 폐지 후속조치를 시행한다고 26일 밝혔다. 남부호 교육부 교육과정정책관은 "현재 개발 중인 검정교과서가 국정교과서의 연장선상에 있고, 기간이 부족해 교과서 집필이 졸속으로 이뤄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며 "각계 요구사항을 분석해 교육과정·집필기준을 개정하고 당초보다 2년 연기한 2020년 3월 새 검정교과서를 학교 현장에 적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교과서 검정심사를 맡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역사학계와 언론, 시·도 교육청에서 제기한 교육과정·집필기준 개정 의견 140여건을 분석한 결과, 2020년에 새 교과서를 쓸 경우 이런 요구사항의 90%가량을 반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권영민 교육부 동북아교육대책팀장은 "한국사와 세계사의 내용 연계가 부족하다거나 독립운동사가 너무 축소됐다는 의견, 북한 관련 부정적 서술이 많다는 의견 등이 있었다"며 "논란이 됐던 '대한민국 수립'과 '대한민국 정부 수립' 표현은 앞으로 연구를 더 거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새 역사교과서를 2020년에 학교에서 쓰도록 이달 말 교육과정 총론 부칙을 개정할 계획이다. 현재 진행 중인 검정교과서 개발은 중단하고, 다음 달부터 세미나와 공청회 등을 거쳐 역사과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바꾼 뒤 내년 1월 검정교과서 개발 계획을 다시 세울 예정이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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