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남성이 전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장기기증을 결심하고 직장에 한 달 휴가까지 내면서 생애 처음으로 수술대에 오릅니다.
26일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기본부)에 따르면 인천 남동구에 거주하는 김철수(59)씨는 오는 27일 신장기증을 위한 수술을 받습니다.
이식 수술을 받는 사람은 만성신부전으로 20년간 투병한 40대 여성 박모 씨. 김씨와는 생면부지 관계입니다.
김씨는 30년 간 전기기술 관련 업계에 종사했습니다. 2년 전 지인이 신장을 이식받아 건강을 회복했다는 소식을 듣고 처음으로 장기기증을 접했다고 합니다.
김씨는 "신장이식으로 새로운 삶을 사는 지인의 모습을 보고 크게 감동했다"며 "나도 생명을 나눠 누군가의 삶에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습니다.
감기조차 걸리지 않아 병원에 간 일이 없었다는 김씨에게도 신장기증은 쉬운 결심이 아니었습니다.
뇌졸중으로 쓰러진 80대 어머니를 홀로 모시고 사는 김씨는
1996년 신장이식 대기자로 장기본부에 등록하고 20년 넘게 기다려온 이식 대상자 박씨는 "제게 생명을 선물하기 위해 용기를 낸 기증인과 그 가족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장기본부는 김씨가 본부를 통해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하는 962번째 기증인이라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