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자회사 설립해 청소노동자 전원 정규직 채용…국내 대학 최초
경희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자회사를 설립해 청소노동자 전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했습니다.
최근 연세대와 이화여대 등에서 비정규직 청소노동자와 대학 측이 임금 인상 등을 놓고 갈등이 잇따르는 가운데 나온 조처로, 다른 학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경희대 관계자는 26일 "학교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가 자회사 '케이에코텍'을 이달 초 설립해 청소노동자 140명을 전원 직접 고용했다"고 밝혔습니다.
2015년 학교 내에서 청소노동자 직접 고용 논의가 이뤄지기 시작한 지 약 2년 만에 이뤄낸 성과입니다.
경희대의 정규직 고용은 최근 서울 시내 주요 대학에서 학교 측과 비정규직 청소노동자들이 첨예한 갈등을 빚으며 시설 점거 농성까지 벌어진 상황과는 상반된 모습입니다.
140명의 경희대 청소노동자들은 자회사와 고용 계약을 체결해 70세까지 정년을 보장받게 됐습니다.
조진원 케이에코텍 대표는 "청소노동자들을 고용했던 용역업체에서 4대 보험까지 모두 승계함으로써 완전 고용을 마무리했다"고 말했습니다.
경희대는 직접 고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비영리 조직인 대학이 청소노동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의 법률적 문제 등을 고려해 산학협력단 자회사가 노동자들과 계약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경희대 분회 백영란 분회장은 "한 번 취업하면 안정적으로 정년까지 일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하다"며 "이제 정규직으로의 첫걸음을 시작한 만큼 복지와 근로 환경도 좋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만약 정규직으로 직접 고용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경희대에서도 다른 대학과 마찬가지로 심한 갈등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며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자회사가 민주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자회사와 노조 간 세부 협상이 남아있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백 분회장의 설명입니다.
케이에코텍과 경희대 청소노동자 노조는 다음 달 초 임금, 복지, 근로환경 등을 놓고 교섭을 벌일 예정입니다. 노조는 회사 경영에
조 대표는 "자회사 설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며 "비용을 절감하면서 노동자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소통하면서 회사를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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