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지물 화물차 운행기록장치…속도제한 풀기도

【 앵커멘트 】
과로로 인한 대형차들의 졸음운전 추돌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4시간 연속 운행한 버스와 화물차 운전사는 반드시 30분 이상 쉬도록 의무화했죠.
서울시가 어제 화물차를 대상으로 특별단속을 벌였는데, 어땠을까요?
김수형 기자입니다.


【 기자 】
달려가던 화물차가 갑자기 비틀비틀거리더니 앞차를 들이받으면서 연쇄 추돌사고가 일어납니다.

한 화물차는 갑자기 차선을 벗어나 달리더니 가드레일을 들이받습니다.

모두 졸음운전이 원인이 된 사고입니다.

「올해부터 예방 차원에서 4시간 연속 운행한 화물차는 반드시 30분 이상 쉬고, 기사는 이를 기록하는 운행기록장치를 의무적으로 장착하도록 했습니다.」

잘 지켜지고 있을까?

단속반이 한 도매시장을 찾았습니다.

한 화물차의 운행기록장치를 떼어봤더니 작동이 전혀 되지 않습니다.

장치를 처음 달 때 차량번호 등 기초정보를 입력해야 하는데 이를 넣지 않은 겁니다.

"사업자(등록)번호와 차량번호가 빠져있는 상태입니다."

「처음 적발돼 개선명령이 내려졌습니다.」

다른 화물차를 가봤습니다.

이번엔 고장이 나 작동이 되질 않습니다.

「과징금 부과 대상입니다.」

▶ 인터뷰 : 운행기록장치 고장 화물차 운전사
- "몰라요. 내가 단 거 아니잖아요. 검사도 다 맡고 그런 거예요…."

「3시간 동안 22대를 단속한 결과 정상 작동된 건 절반 뿐이었습니다.」

▶ 인터뷰 : 화물차 운전사
- "제가 봤을 때 저걸(운행기록장치) 관리하는 화물차 기사는 아무도 없을 것 같은데요."

과속도 여전했습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이 차는 3.5톤이 넘어 최고 시속 90킬로미터 이하로 달려야 하지만. 보시다시피 135킬로미터로 달리고 있었습니다."

배송시간을 맞추려고 최고속도 제한장치를 푼 겁니다.

반드시 쉬도록 유도하는 운행기록장치.

화물차 절반은 사실상 쉼 없는 위험한 운행을 계속하고 있었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 onair@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