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업 청년 147만명…취업준비 자포자기 "차라리 여가활동"
↑ 청년 취업 난항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최근 일자리를 구하기보다는 여가활동으로 시간을 보내는 백수 청년층들이 눈에 띄게 증가, 취업을 자포자기 한 이들이 늘어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20일 통계청의 '2017년 5월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으로 졸업·중퇴 후 취업하지 못했거나, 취업했다가 일을 그만둬 미취업 상태인 청년층(15∼29세)은 147만2천명에 달했습니다.
청년층 부가조사는 통계청이 청년층의 직업교육 취업경험, 취업 경로 등 취업 관련 특성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를 통해 집계한 결과입니다.
그 결과 35.4%인 52만1천명은 취업 관련 시험준비로 시간을 보냈습니다.
조사 결과 여가 시간 항목에 들어가는 청년층은 지난 5월 7만3천명(5%)으로 집계돼 1년 전보다 28.2% 증가했습니다.
직업교육훈련을 받은 청년층(4만7천명, 3.2%)보다 여가 시간을 보낸 청년층이 더 많았습니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상으로는 왜 유희로 시간을 보내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취업이 안 돼 여행이나 독서로 시간을 보낼 가능성도 있다"며 "취업을 하느냐 안 하느냐의 문제보다는 여가를 중요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일이나 여가는커녕 아무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의 비율도 낮지 않은 상황입니다.
같은 기간 구직활동이나 취업 준비, 육아·가사 등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 청년층(그냥 시간보냄)은 25만6천명으로 전체 미취업 청년층 가운데 17.4%를 차지했습니다.
여가 시간과 그냥 시간보냄을 합하면 32만9천명에 달합니다. 전체 미취업 청년층 가운데 무려 22.4%를 차지합니다.
구직활동을 하는 청년층 19만명(12.9%)의 2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구했던 이들보다 여가를 즐기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이들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서울의 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한 A씨는 "대기업 채용 전형에서 수십 번 고배를 마셨다"며 올해부터 '취포자(취업을 포기한 사람)'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가고 싶은 기업들이 사람을 뽑지 않아 '스펙'을 쌓아놔도 소용이 없다"고 하기도 했습니다.
청년층의 구직난이 '차라리 여가활동을 하겠다'는 취포자의 증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한 번 구직에 성공한 청년층조차도 직장 풍토가 맞지 않아 회사를 그만두고 여가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여러 차례 실패 이후 노동시장에 나서봐야 일자리를 구하기 힘드니까 부모에게 얹혀살면서 지내는 경우일 수도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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