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농촌 수재민 '구호 사각지대'…삼시세끼 라면에 사흘째 같은 옷
청주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피해 복구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농촌의 수재민들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잘 닿지 않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16일 쏟아진 폭우로 집에 물이 들이 차 졸지에 '수재민'이 됐지만 도심에 비해 관심을 받지 못해 청주 농촌 지역 주민들은 사흘째 같은 옷을 입고, 3끼를 모두 라면으로 때우고 있습니다.
똑같은 수해를 당했지만 침수 피해 시설 복구며 응급품 지원이 안 되는 '구호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농촌 수재민들은 그래서 폭우로 인한 고통이 더욱 큽니다.
19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 주민은 "된장, 고추장 다 물에 떠내려가고 먹을 것이라고는 라면밖에 없다"면서 "라면도 넉넉지 않아 조금씩 나눠 먹으며 겨우 연명하는 처지"라고 전했습니다.
청주 도심에서 24㎞가량 떨어진 이 농촌 마을에는 음식이나 생필품을 살 수 있는 상점이 없습니다.
마을에 하나뿐인 슈퍼도 물에 완전히 잠겼습니다.
"운전할 차와 사람도 없고, 중국집 배달도 멀어서 안 된다"며 "물난리에 몸만 겨우 빠져나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김치 한 통 가지고 나올 걸 그랬다"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비가 멈추고 찾아온 더위에 마을회관은 '찜통' 그 자체였습니다.
19일 오전 11시부터는 충북에 폭염주의보가 발효됩니다.
이재민들은 세탁기가 없어 제대로 씻지도 못한 채 피난 온 옷차림으로 사흘째 생활하고 있습니다.
밤에는 이곳에서 이재민 10여명이 쪽잠을
덮고 잘 이불도, 바닥에 깔 요도 없어 복구 작업을 도우려고 모인 이재민들의 가족들은 차 안에서 잠을 청한다고 합니다.
노인회장 안제훈씨는 "도시에서 멀어서 그런지 구호 물품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당장 먹을 반찬과 갈아 입을 옷을 절실하다"고 하소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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