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부러뜨리는 게 훈육 방법?…경찰, 안성 어린이집 수사

팔 부러뜨리는 게 훈육 방법?…경찰, 안성 어린이집 수사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다섯살 어린이를 훈육하다가 팔을 부러뜨렸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경기 안성경찰서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안성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 A씨와 원장 B씨를 형사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습니다.

피해 어린이 부모는 모녀 사이인 원장과 가해 교사가 사고 원인에 대해 수차례 거짓말까지 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사건을 은폐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A씨는 지난 6일 오전 9시께 어린이집에서 C군을 훈육하려고 팔을 잡아당겨 앉히려다가 상완골과상부(팔꿈치에서 어깨 사이 위팔뼈 중 팔꿈치 가까운 부분)를 부러뜨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양벌규정에 따라 원장 B씨도 함께 형사 입건했습니다.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아들이 블록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방해하자 옆에 놓여 있던 (교사의)휴대전화를 바닥에 내팽개치려고 집어 들었다. 이때 교사 A씨가 아이의 왼팔을 낚아채면서 꺾어 팔이 골절됐다"라며 "더구나 아이가 울고 불며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교사들은 10분 정도 아이를 방치해뒀다가 나중에 병원에 데려갔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현재 C군은 동네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은 뒤 바로 대학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고 요양 중입니다.

그러나 상완골이 대각선으로 부러지면서 신경과 성장판까지 다쳐 후유장해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는 의사 소견을 들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 어린이의 아버지는 가해 교사와 원장이 거짓말로 사건을 은폐하려 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엔 아이의 작년 담임교사가 문자메시지로 '아이가 체포놀이를 하다가 팔이 아프다고 해서 병원에 데려가는 길'이라고 했고, 원장과 가해(현 담임) 교사는 정형외과 병원 일지에 사고 원인에 대해 '다른 애들 싸우는 것 말리다가 발생'이라고 진술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후 전화로는 '휴대전화를 던지다가 팔이 빠졌다'고 하더니 대학병원 응급실로 옮겨서는 의사에게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넘어져 다쳤다'라고 진술하는 등 교사가 아이의 팔에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내용은 빼놓고 여러 차례 말을 바꿨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는 한편, 14일 피의자들을 소환해 조사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가해 교사 등은 혐의를 부인하며 "고의로 그런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어린이집 원장은 "처음 학부모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작년 담임교사는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상황을 잘 모르고 '체포 놀이하다가 다쳤다'라고 한 것 같다"며 "(나도)처음엔 팔이 빠진 것으로 잘못 알고 말한 것이고, 병원에서 사고 원인을 틀리게 답한 것은 (현)담임 선생님이 당황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