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가면서 폭염과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분들 계시죠.
갈 곳 없는 노숙인 1만 명이 폭염 속에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추성남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늦은 밤 서울역 앞.
노숙인들이 곳곳을 점령했습니다.
한쪽에서는 술판이 벌어져 시끌벅적하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잠을 청하기도 합니다.
영등포역 앞에서는 노숙자끼리 주먹다짐이 벌어지고, 문 닫힌 쉼터 앞에는 3~4명이 쓰러져 있습니다.
「▶ 인터뷰 : 노숙인
- "개방을 안 해요. 낮에만 하고."
- "밤에는 못 들어가니깐 밖에 계시는 거예요?"
- "네."」
밤마다 순찰 요원이 나오지만, 질서 유지 보다는 활동 모습을 촬영하기에 급급합니다.
▶ 인터뷰 : 인근 상인
- "(순찰)하면 뭐해? 제대로 하지도 않으면서. 괜히 왔다갔다하고. (구청에서) 돈만 받는 거지."
그나마 노숙인을 챙기는 건 종교단체뿐입니다.
부산역과 수원역도 매일 밤 넘쳐나는 노숙인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공중화장실 앞은 안방으로 변했고, 심지어 변기에 앉아 잠이 든 노숙인도 있습니다.
열대야에 부채질을 해보고, 모기향까지 피워보지만 잠을 이루긴 어렵습니다.
「매년 수가 줄고는 있지만, 여전히 전국에 1만 명이 넘는 노숙인이 보호시설과 거리에서 생활합니다.」
전문가들은 쉼터와 상담센터 등 보호시설이 적은데다 임대주택 등 노숙인 지원 사업에 제한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서정화 / 열린여성센터장
- "독립해서 자활 가능하냐. 임대료를 내고 생활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에 정신건강이나 알코올 문제가 심한 분들은 입주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본격적으로 시작된 무더위에 노숙인들은 하루하루 사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MBN뉴스 추성남입니다.[sporchu@hanmail.net]
영상취재 : 최영구·변성중·박세준 기자, 최진백 VJ
영상편집 : 이재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