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이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64년 만에 용산기지 부지가 우리 품으로 돌아오죠.
하지만, 사실은 111년 만이라고 합니다.
미군 이전에 일본군이 용산을 점령해 군부대로 사용하던 당시 기록이 처음 공개됐습니다.
김수형 기자입니다.
【 기자 】
경술국치 4년 전인 1906년 일본군이 작성한 용산 일대 문건입니다.
일본이 대한제국 지배를 위해 용산 일대에 군부대를 주둔하기로 하고 이 일대를 강제수용하기에 앞서 작성한 겁니다.
일본군이 당시 수용하기로 한 땅은 300만 평, 하지만 주민 반발이 적지 않았습니다.
결국 지금 용산기지와 비슷한 1/3 정도로 축소됐고, 이 과정에서 많은 원주민이 일본 헌병대에 체포되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김천수 / 서울 용산문화원 역사문화연구실장
- "한국민들의 상당한 반발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내용을 이토 히로부미에게 보내고 있거든요."
집 만 4천 칸, 수만 명의 원주민이 삶의 터를 잃었고, 파헤쳐진 무덤도 13만 기에 달할 정도로 한 맺힌 장소가 됐습니다.
이 때부터 100년 넘게 우리 주권을 행사할 수 없는 용산기지의 역사가 시작됩니다.
동시에 옛 마을도, 옛 길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 스탠딩 : 김수형 / 기자
- "용산기지가 생기면서 과거 사신들이 오가던 가장 큰길인 이곳도 단절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처음 공개된 일제의 용산기지 문건이 111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수형입니다. [ onair@mbn.co.kr ]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