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관신도시 또 정전…주민들 불만 폭주
"대낮이었지만 정전이 되는 순간 눈앞이 캄캄했습니다."
부산 기장군 정관면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오주영(45·여) 씨는 올해 2월 대규모 정전사태 때 고기가 녹아 큰 피해를 본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오 씨는 13일 오후 3시 17분 정전이 되자마자 곧바로 수화기를 들고 정관신도시 전기 공급업체인 정관에너지에 전화했으나 통화 중이었습니다.
그는 기장군에 전화를 걸어 정전 사실을 전하면서 겁이 난다며 빨리 해결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7만 명에 달하는 정관신도시 주민들은 5개월 만에 또 발생한 정전사고로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다행히 정관에너지가 약 4분 만에 전기공급을 재개하면서 큰 피해는 없었지만 폭염에 지친 주민들은 큰 혼란을 겪었습니다.
김모(59·여) 씨는 "지난겨울 9시간 동안 정전이 되면서 추위에 떨었는데 한여름에 정전사고가 발생해 냉장고에 있는 음식이 상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상가 건물에서는 어린이 등 14명이 승강기에 갇혔다가 긴급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무사히 구조됐습니다.
고층아파트 주민들은 승강기가 멈춰 땀을 뻘뻘 흘리며 계단으로 오르내리는 불편을 겪었습니다.
한 주민은 "7만 명이 넘는 대규모 도시의 전기공급을 민간사업자에게만 맡겨서는 안 된다"며 "이번 기회에 한전에서도 전기를 공급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날 사고도 인재로 밝혀졌습니다.
정관에너지 직원이 전력계통프로그램 조작실수로 하는 바람에 정전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2월 대규모 정전사태도 부실시공이 원인이었습니다.
당시 정전사고를 수사한 경찰은 정관에너지 측이 변압기를 부실 시공한 데다 이를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고, 사고 이후 신속하게 대처하지 못해 대규모 정전사태가 장시간 이어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정관에너지는 발전기에서 전기 3만kW를 생산해 2만7천kW를 정관신도시에 공급하고 나머지 3천kW를 승압(22.9KV→154KV)해 한국전력 등에 판매하는 민간회사입니다.
기장군은 산업통상자원부에 구역 전기사업자 관련 법률 개정을 건의하고 주관 부서의 관리·감독 강
오규석 기장군수는 "구역 전기사업자는 전기사업법에 따라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정기적으로 안전 검사를 받게 되어 있지만, 사고원인으로 알려진 노후케이블은 10년간 한 번도 교체되지 않았고 전기설비 정기점검대상에 변압기 연결설비 부분도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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