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생활을 끝내고 새로운 시작하는 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안정적인 주거지겠죠.
그런데 임대주택 등으로 거처를 마련해도, 세간살이 채우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이에 최근 한 호텔이 리모델링을 하면서 객실에 있던 가구를 그대로 기증했습니다.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서울 도심에 위치한 고급호텔.
객실에 있는 멀쩡한 가구를 포장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호텔을 리모델링하면서 매각이나 폐기처분하려던 가구를 기증하기 위해서입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5년 이상 지났지만 모두 이용에는 문제가 없는 고급 가구들로, 방을 꾸밀 당시 든 경비는 800만 원 가량이었습니다."
350개 객실에서 나온 가구와 전자제품은, 노숙인이 입주한 공공임대주택 105가구와 사회 복지 시설 등으로 옮겨졌습니다.
이사비용은 시민들이 참여한 기부금으로 충당해 의미를 더했습니다.
그동안 초라한 살림살이에 집들이조차 못했던 자활 노숙인은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습니다.
▶ 인터뷰 : 송 모 씨 / 자활 노숙인
- "다 갖춰놓으면 사람 사는 것처럼 보일 수가 있잖아요. 그동안 끊겼던 왕래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고, 그게 좋은 거죠."
실제 많은 노숙인들은 공공주택을 임대한 뒤에도, 월세 등의 부담이 커 세간살이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진우 / 서울시 자활지원팀장
- "(기부가 많아지면) 쪽방이나 노숙인 시설에 한정되지 않고 어르신이나 청소년, 장애인을 위해서 이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입니다."
길거리 생활을 청산하고 자립한 노숙인은 서울에서만 1천3백여 명.
지자체와 기업들의 꾸준한 관심이 사회로의 안정적인 복귀에 힘을 보태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