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한 골프연습장에서 40대 여성을 납치·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심천우(31), 강정임(36·여)이 4일 경찰의 밤샘조사에서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특히 심씨와 강씨는 이미 올봄에 부동산 부자로 알려진 한 남성을 범행대상으로 지목하고 지인에게 동참할 것을 제안하는 등 수차례 납치 강도 계획을 짜고 금품을 강탈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번 주부 살해사건도 빚과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금품 강탈 후 살해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이날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피해자 A(47·여)씨를 납치해 살해한 혐의로 심씨와 강씨에 대해 밤샘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심씨는 공범들이 피해자 A씨의 차량을 버리기 위해 이동한 사이 단둘이 인근 폐 주유소에 함께 있었으며 잠시 밖에 나갔다 돌아와 보니 A씨가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후 죽은 A씨의 시신을 포대자루에 담아 시신을 유기하고 A씨의 옷가지 등 소지품을 모두 소각했다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당시 용의자 심씨가 피해자와 단둘이 있은 점, 살해 정황이 뚜렷한 점 등을 들어 심씨가 살인 혐의를 벗기 위해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집중 추궁하고 있다.
특히 심씨와 강씨는 애초부터 일전에 눈여겨 본 한 부동산 부자 남성을 범행대상을 삼고 계획에 실행에 옮기기 위해 지난 4월 3~4차례 지인들을 섭외했으나 번번히 실패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실제 주행중인 차량을 들이받은 뒤 범행을 시행하려 했으나 해당 차가 너무 빨리 달려 실패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최종적으로 심씨는 자신의 6촌 동생에게 “한탕만 제대로 하면 된다”고 제의했고, 결국 A씨가 피해자가 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도주 경로도 확인됐다. 심씨와 강씨는 지난 27일 오전 1시30분께 경남 함안에서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검안산 인근으로 도주했다가 능선을 넘어 남해고속도로를 걸어갔다. 새벽시간대 마산 방향으로 걸어가던 중 정차된 트럭을 발견하고 "5만원을 줄테니 태워달라"고 부탁해 부산으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 주례에 내린 이들은 인근 모텔에서 잠시 눈을 붙이고 이날 오후 택시로 대구로 옮겨 또 모텔서 하루 숙박을 한 뒤 다음날인 28일 오전에 고속버
경찰 관계자는 "밤샘 조사에서 용의자들이 뉘우치거나 감정 동요를 보이지 않는 등 대체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범행 부인 등에 대해 집중 추궁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 = 최승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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