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2일 '문준용 의혹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를 대면조사한 뒤 조만간 자체 진상결과 발표를 내놓기로 하는 등 파장 최소화에 전력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검찰이 오는 3일 당 관계자를 무더기 소환하기로 하며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는 데다, 당내에서도 동요가 가라앉지 않는 등 여전히 사태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 모습입니다.
국민의당 자체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 안철수 전 대표를 직접 만나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의 특혜취업 의혹과 관련한 제보를 조작했던 당원 이유미씨로부터 관련 내용을 사전에 보고받았는지 등 여부를 집중 조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민의당은 이씨의 '단독범행'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지만, 당 안팎에서 대선 상황의 최종 책임자였던 안 전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안 전 대표가 일주일째 묵묵부답하는 가운데 '지도부 연루설'과 같은 의혹이 증폭되자, 당이 이를 차단하기 위해 대면조사 계획을 앞장서 공개한 것입니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 전 대표 조사 방침을 밝히며 "진상조사단이 당내 '특별수사부'가 돼서 성역 없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조사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민도 속고 국민의당도 속았다", "이유미 당원이 (허위제보 전달 당시) 확실한 녹음파일과 카카오톡 메시지를 제시해 그 이상의 검증은 당시로서는 생각하기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당은 금주 초 진상조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씨의 제보조작 사실을 대선 당시 지도부가 사전에 파악했는지에 대한 자체 결론을 내린다는 방침입니다.
하지만 범행 연루 의심을 받는 이준서 전 최고위원, 제보 내용을 넘겨받았던 선대위 공명선거추진단의 김성호 당시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부단장이 3일 검찰에 출석할 예정인 만큼, 국민의당은 일단 수사 흐름을 예의주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의 진술 내용에 따라 검찰의 칼끝이 어디로 향할지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태의 파문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려운 가운데 당 내부적으로도 답답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8월말 전당대회를 연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보조작 사건을 계기로 한 정계개편 시나리오마저 점치고 있습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체제가 하루라도 빨리 끝나 당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지역위원장들과 깊이 대화해보고 어떤 시기가 적정할지 (판단해보겠다)"며 고민을 나타냈습니다.
안 전 대표가 지난달 26일 박 비대위원장의 직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아 실기한 것이 아니냐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당내 한 관계자는 "그야말로 공황상태"라면서 "이제 와서 안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힌다 한들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좀 더 일찍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한다. 이제는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렵지 않을까 싶다"며 아쉬움을 보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