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이 바뀌면 뭔가 달라질 줄 알았는데 또 다시 낙하산 설이 끊이지 않네요."
최근 김포국제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 내부에서 이런 불만의 소리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이러한 우려는 한국공항공사 부사장 임기가 만료된 지난달 23일 이후 더욱 노골화 되고 있다.
후임 인사를 찾는 시간과 문재인 정부 초대 국토교통부 장관이 단행할 인사 시즌이 맞물리면서 낙하산 설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장·차관 진용을 모두 갖춘 국토부는 조만간 실·국장 등 고위직 공무원에 대한 승진·보직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이미 고참급 고위직 공무원 퇴출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인사와 그 전 퇴직 인사가 벌써부터 하마평에 오르 내리고 있다.
그동안 공사는 사장 자리 뿐만 아니라 사장이 임면 권한을 쥐고 있는 부사장 자리까지 관료 출신 인사가 내리 차지하면서 속앓이가 심했다.
2002년 공단에서 공사로 전환한 뒤 임명된 5명의 사장 가운데 1명이 내부 승진자였고 나머지는 모두 외부에서 왔다. 부사장도 5명중 2명이 내부승진했을 뿐 3명이 모두 낙하산 인사로 기용됐다.
그나마 부사장 내부승진은 2008년 이후 아예 자취를 감췄다. 청와대 비서관, 국토부 공항항행정책관, 국토부 대전국토관리청장 출신이 3~5대 부사장 자리를 꿰찼다. 내부승진이 일상화된 인천국제공항공사와 대비되는 대목이다.
특히 2012년 이후부터는 공사 상급기관인 국토부 출신의 낙점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공사 부사장 자리는 물론 한국항공협회(협회)까지 소리 소문 없이 집어삼키고 있다. 협회는 한국공항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연간 운영예산 20억 원을 분담하는 민법상 사단법인으로 한국공항공사 사장이 회장 자격으로 임직원 임면 권한을 가진다. 그러나 지난해 4월 명예퇴직한 국토부 과장급 출신이 본부장으로 내려온데 이어 지난 5월 10일엔 협회 부회장 자리까지 국토부 출신으로 채워졌다. 올해 초 협회 부회장으로 국토부 지방항공청장 출신이 내정됐다는 소문이 나돌면서 외부 비판이 제기됐고, 이사회 개최 일정이 연기되는 듯 싶더니 대통령 선거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틈을 타 낙하산 인사가 확정됐다.
한국공항공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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