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차별, 열악한 최저임금' 등을 박근혜정권 적폐라 규탄하며 '하투(夏鬪)'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지만 일부 시위참여자들이 노상에서 술판을 벌이고 축제 현장 옆에서 소음·통행 불편을 야기하면서 민폐를 끼쳤다는 비판목소리가 높다.
지난 1일 오후 2시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는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투쟁대회를 열었다. 이곳에 모인 조합원 4500여명(경찰 추산 2000명)은 특수고용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표준운임제 추진, 화물차 고속도로 할인 확대 등의 구호를 내걸었다. 화물연대는 "우리는 지난해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던 주역들"이라며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꿔보자"고 노골적으로 '촛불청구서'를 들고 나왔다.
주말을 맞아 여의도로 나들이를 나온 시민들은 이날 화물연대의 대규모 집회로 낮 한때 큰 불편을 겪었다. 일부 노조원들이 집회가 열려 통제된 여의도 산업은행 앞 4개 차로에서 빠져 나와 인도를 차지하고 앉으면서다. 일부 노조원들은 인도에 안주와 함께 맥주와 소주를 놓고 '술판'을 벌이거나 버젓이 인도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 지나가는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이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김정윤 씨(38·여)는 "집회도 좋지만 길 한편을 차지해 놓고 인도에 나와 음주와 흡연까지 하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며 "집회도 좋지만 시민 의식을 지켜가며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시각 서울 중구 청계 광장에서도 민주노총 산하 민주일반연맹 조합원 1500명이 참가한 총력결의대회가 열렸다. 환경미화·도로보수·하수준설·행정사무보조·사회복지보건·톨게이트·검침 직종 등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모인 해당 연맹은 '재벌의 곳간을 열어 최저임금 1만원을 쟁취하자', '배고파서 못 살겠다 최저임금 시급 1만원 즉각 인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이양진 공동위원장은 "정규직들의 실적놀음에 이용당하며 온갖 차별을 받는 기간제 노동자들이 바로 우리"라며 "비정규직 완전철폐, 정부와 직접 교섭, 최저임금 1만원을 민주일반연맹의 투쟁으로 쟁취하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노조가 나들이객이 많이 몰리는 청계천 인근으로 몰려 들어 대형 트럭과 음향 장치가 청계천 변 한쪽 차도를 차지했고, 대열에서 밀려나온 조합원들이 인도로 나오면서 한 때 시민 보행에 차질을 빚었다. 터질 듯 한 음향장비 소음에 부모와 함께 나들이를 나온 어린 아이들은 고사리 손으로 연신 귀를 막았다. 같은 장소에서 진행되던 국내 최대 태국 문화 축제 '2017 타이 페스티벌' 역시 느닷없이 '찬물'을 맞았다. 주한태국대사관과 서울시 대한무에타이협회 등이 주관한 이 행사는 다채로운 태국 음식과 무에타이 등을 즐길 수 있는 축제로 2일까지 진행됐다. 무에타이 경기가 대표 행사로 손꼽혔지만 이날 집회 시간과 맞물리면서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을 불편을 겪었다. 남자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이 모씨(26·여)은 "비가 온다고 해서 일찌감치 나왔더니 시끄러워서 축제를 즐길 수 없을 정도"라며 "굳이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를 선택해서 민폐를 끼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단체들 역시
[유준호 기자 / 박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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