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은 자식 죽여도…'영아 살해' 관대한 처벌

【 앵커멘트 】
지난 주말 부산의 한 아파트에서 30대 여성이 자신이 낳은 신생아 2명의 시신을 3년 가까이 냉장고에 보관해 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줬는데요,
저희 취재진이 유사한 사건의 판결문들을 분석해 봤는데, 자식을 죽였는데도 법은 너무 관대했습니다.
안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2006년 7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울 '서래마을' 영아살해 사건.

자신이 낳은 아기 2명을 숨지게 하고, 3년 넘게 냉장고에 보관한 프랑스 여성은 자국 법원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처벌을 받을까?

지난 4년간 사회 이슈가 된 '영아살해 사건' 판결문 16건을 분석한 결과, 실형은 고작 5명에 불과했습니다.

변기에 빠뜨리고, 비밀봉지에 넣고, 목을 졸라 죽이는 등 수법이 잔인하고 비인간적이지만 11명은 집행유예를 받았습니다.

▶ 인터뷰 : 곽규택 / 변호사
- "양육할 수 없는 경우라던지 정상에 참착할 만한 사유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항소심에서는 가해자는 존속이고, 피해자는 영아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고려해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영아살해죄의 최고 형량은 징역 10년으로 일반 살인죄보다 낮고 최저 형량도 따로 없습니다.

신생아, '영아'는 법률상 범위가 정해져 있어 형량이 더 무거운 아동학대치사죄로는 처벌할 수가 없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죽임을 당하는 아이들 역시 소중한 생명이지만, 법률상 아동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MBN뉴스 안진우입니다. [tgar1@mbn.co.kr]

영상취재 : 최진백 VJ
영상편집 : 박기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