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고위 간부가 사법개혁 목소리를 내기 위한 학술 대회를 축소하라는 지시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판사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유감을 표명했고 판사들과 만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양승태 대법원장이 모든 판사들에게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고위 법관의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에 판사들이 반발하자 수습에 나선 겁니다.
지난 3월 법원 내 학술단체인 국제인권법위원회는 사법개혁을 주제로 한 대규모 학술대회 개최를 예고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법원행정처 처장이었던 임종헌 전 처장이 행사 축소를 지시해 학회를 와해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이어 판사들의 행적을 관리하는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의혹까지 나오면서 판사들은 반발했고, 대법원은 진상조사를 지시했습니다.
진상조사위원회는 대법원 산하 양형위원회 이규진 전 상임위원이 일선 판사에게 행사 축소 등 부당지시를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조사위는 임 전 처장의 부당지시나 양 대법원장의 개입은 없었고, '블랙리스트' 의혹도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결국, 전국 12개 지방법원에서 판사회의가 잇따라 열렸고, 판사들은 전국법관대표회의 소집을 요구했습니다.
양 대법원장은 어제(17일) 법원 내부통신망을 통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판사들의 요구에 따라 "법원에서 선정된 법관들이 모여 논의하는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대법원장과 판사들의 만남은 이르면 다음 달 중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