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킨 강남역 화장실 살인사건 1주기를 앞두고 피해자 부모가 범인을 상대로 5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6일 수원지법 성남지원에 따르면 범인 김 모씨(35)에게 살해된 A씨(당시 23·여)의 부모는 김씨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소장을 지난 11일 법원에 제출했다.
A씨의 부모는 소장에서 "A씨가 기대여명보다 60년 이상 이른 나이에 사망했고 갑작스러운 딸의 살해소식에 원고들이 정신적인 충격을 받아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어렵게 됐다"며 "A씨가 60세까지 얻을 수 있었던 일실수익 3억7000여만원과 정신적·육체적 위자료 2억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배상액은 이미 지급받은 범죄피해구조금 7000여만원을 제외한 5억여원으로 정했다.
김씨는 지난해 5월17일 오전 1시께 서울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 있는 한 주점 건물의 공용화장실에서 A씨를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지난달 13일 대법원에서 징역 30년 형을 확정 받았다.
김씨는 1999년 처음 정신 질환 증세를 보인 이후 2009년 조현병(옛 정신분열증)의 일종인 '미분화형 조현병'을 진단받아 여러 차례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해 1월 이후 약을 먹지 않아 평소에도 피해망상 증상을 보였고 범행 당시에도 조현병 증상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김씨가 경찰 수사와 법정에서 "여성에게 자꾸 무시를 당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면서 '여성혐오 범죄'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A씨 부모를 대리한 대한법률구조공단 관계자는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여성을 대상으로 한 혐오범죄가 다시는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A씨의 부모를 도와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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