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면허시험장을 찾은 고령의 무면허 운전자들에게 접근해 고의로 사고를 낸 뒤 합의금을 뜯어낸 자해 공갈단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범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피해자 집까지 쫓아가 다시 차를 몰고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습니다.
김영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차량에 부딪친 한 남성이 바닥에 쓰러지자 당황한 운전자는 어쩔 줄 몰라 합니다.
도로에 서 있던 또 다른 남성, 아예 서행 중인 차량에 몸을 날리더니 바닥에 나뒹굽니다.
이번에는 차량에 치인 듯 다리를 절룩거리는 남성이 어디론가 전화를 하자 또 다른 남성이 운전자에게 다가와 합의를 요구합니다.
모두 자해 공갈단 58살 이 모 씨 일당이 꾸민 고의 사고였습니다.
▶ 스탠딩 : 김영현 / 기자
- "이들은 이렇게 도로교통공단이나 운전면허시험장을 찾은 응시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운전면허가 취소돼 다시 면허를 취득하려던 60~70대 노인들이 대부분.
무면허 상태였던 피해자들은 울며겨자먹기로 많게는 1천 3백만 원까지 달라는대로 합의금을 물어줘야 했습니다.
▶ 인터뷰 : 한 모 씨 / 피해자
- "경찰에 신고하겠대요. 그러면 신고해라 마음대로 하라고…. 합의를 적게 보자고 그러데요."
이런 식으로 자해 공갈단이 지난 4년 동안 전국을 돌며 270여 명에게 뜯어낸 합의금은 16억 3천만 원.
심지어 범행에 성공하지 못하면 피해자 집까지 쫓아가 다시 차를 몰고 나올 때까지 잠복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 인터뷰 : 이강범 / 충남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장
- "환자역할을 하는 환자, 피해자를 물색하는 물색, 합의금을 요구하는 해결사 등으로 각 역할을 분담해…."
경찰은 이 씨 등 19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1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김영현입니다.
영상취재 :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이유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