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솔깃해지지요. 숙식 제공은 물론이고 세금도 내지 않으니 받는 돈은 몽땅 다 본인 겁니다. 하는 일은 가사·육아 도우미입니다.
정부가 맞춤형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방과후 수업 같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맞벌이 부부·워킹맘들은 여전히 변함없이 둘째 낳기가 무섭습니다.
워킹맘들은 자신들이 벌어오는 돈을 몽땅 육아 도우미에게 주는 한이 있더라도 경력을 단절시키지 않으려면 수년간 이런 엄청난 임금을 주고 도우미를 고용해야 합니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선 외국인 가사·육아 도우미의 경우 정식으로 건강검진 등 심사를 거쳐 고용비자를 발급해주고, 문서로 된 계약서를 꼭 작성하게 합니다. 또, 이들에게서 세금을 받고 대신 외국인 노동자를 위한 보호장치도 마련해두고 있죠. 정부가 관리하는 일종의 국영 돌보미이기 때문에 월 비용도 60~70만 원 정도로 우리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우리보다 1인당 국민소득이 훨씬 높은 부자 나라인데, 도우미 비용은 우리의 절반에도 미치지 않으니 참 아이러니한거죠.
한 쪽에서는 이렇게 비싼 돈을 주고도 사람을 못 구해 난리인데, 이 월급이 또 부러운 이들이 있죠.
우리 청년들입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19~34세 우리나라 청년 중 5명 중 1명은 월 수입이 160만 원도 안 되는 근로 빈곤층입니다. 겨우겨우 가정을 꾸렸다 하더라도 아내의 경우엔 아이를 낳아 키우려면 육아 도우미를 고용하든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둬야하니 빈곤을 면치 못 하는 악순환은 계속 되는 겁니다.
이제 곧 나올 새로운 대통령은 우리 청년들의 이런 고충을 알고 있는 걸까요. 알면서도 여기에 대한 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삼디'니, '조폭동원'이니 하는 네거티브 선거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걸까요.
지금의 선거 판만 봐서는 좋은 일자리 정책, 젊은이를 위한 정책은 나올 가능성이 별로 없어 보이지요. 그러면서 또 인구가 국력이라면서 아이는 낳으라고 할 것이고… 우리 젊은이들은 그래서 더 답답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