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종범 "뇌물죄 부끄럽지만 거짓말한 적 없어…특검 강압수사"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은 "국정 농단 사건에서 개인 뇌물죄로 이 법정에 서서 부끄럽다"며 "검찰조사를 받고 재판에 서면서 역사적 책임을 느끼며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 혐의 첫 공판에서 이같이 말했다.
안 전 수석은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기업이 774억원을 출연하게 한 혐의(직권남욕 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또 '비선 진료' 김영재 원장과 김 원장의 아내 박채윤씨로부터 49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안 전 수석이 받은 금품을 박씨의 의료기기업체가 중동 등 해외 진출을 시도할 때 전폭적으로 지원해준 대가로 봤다.
이에 안 전 수석은 "스카프와 미용 시술 등은 받았지만 대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양주 등 일부 금품수수는 부인하며 아내가 현금을 받았다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하는 입장이었지만 마지못해 동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특검의 강압 수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첫 조사부터 저는 그동안 제출했던 수첩이나 기억을 토대로 최대한 협조해 왔지만 특검은 원하는 방향의 협조를 요구했고 기억이 안나는 것에 대해서는 많은 압박이 가해졌다"며 "가족에도 압박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좌관이 보관하고 있던 39권 업무수첩의 제출과정에서도 제가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증거 제출에) 동의하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특검 측은 "피고인이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명백한 객관적 자료임에도 아니라고 했다"며 "주장이 사실이라면 부당한 대우에도 불구하고 변호인이 수수방관하다가 조서를 다 읽고 서명하고 동의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또 "그렇다면 초지일관 변화가 없어야 하는데 검사가 놀랄 정도로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