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영삼 전 대통령 회고록 중
'역사에 바치는 마지막 의식으로 내 이야기를 남긴다'
- 김대중 전 대통령 회고록 중
두 전직 대통령의 회고록에 있는 글입니다. 대통령의 회고록은 그 시대를 보여주는 역사이기도 하기에, 늘 더 주목을 받아왔죠.
얼마 전 미국에선 출판사들이 회고록 판권을 얻기 위해 경매까지 한 일이 있었습니다. 낙찰가는 680억 원, 같은 분야 역대 최고가였죠.
다름 아닌 미국 제44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 부부의 책이었습니다.
아직 원고도 나오지 않은 책의 판권이 이렇게 비싸게 팔린 건, 그만큼 국민들이 오바마 대통령 부부에 대해 관심과 애정을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도 이유는 다르지만, 책이 나오기도 전에 주목을 받은 사람이 있습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요구를 받아들인 건 나였다', '박근혜 의원은 대통령 감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심지어 그의 아내는 회고록에서 '우리도 5·18의 피해자'라고 까지 했죠. 2천 페이지에 이르는 이 회고록은, 하지만 변명과 항변으로 가득찬 덕에 그저 논란거리만 되고 있습니다.
사실 전두환 전 대통령만은 아니죠. 그동안 회고록을 낸 역대 대통령 6명 중 좋은 반응을 얻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전임과 후임 정부의 비판·폭로·자화자찬으로 가득한 내용은 뭐 그렇다 치더라도, 경제 파탄과 비리·국기문란 사태까지 초래한 이들의 변명이 궁금해 굳이 돈을 내고 사서 읽어볼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겁니다.
사실 우리에겐 회고록은커녕 임기도 마치지 못하고 구속된 대통령도 있으니 뭐 더 할 말이 없긴 합니다.
'정말 감격스럽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계약한 출판사 대표의 말입니다.
우린 언제쯤 삶이 궁금한, 또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대통령을 만날 수 있을까요. 혹시 5년 뒤엔 기대해봐도 될까요. 언제까지 이렇게 기대만 하고 살아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