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 경비원 수백 명이 집단 해고위기에 몰렸습니다.
무인경비시스템을 도입하기 때문인데, 주민들은 찬반 투표까지 하고 있습니다.
민경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대형 아파트단지입니다.
'일자리를 잃지 않게 도와달라'는 호소문이 경비실에 걸려 있습니다.
승강기 안에는 "경비 아저씨가 필요하다"는 입주민의 글이 붙어 있습니다.
지난달 말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서는 무인경비시스템 도입이 의결됐습니다.
앞으로 무인경비를 하는 만큼, 경비원 300여 명은 계약이 끝나는 오는 6월 전원 해고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 인터뷰 : 해당 아파트 경비원
- "한 30년 일하신 분들도 있는데, 막막하기도 하고 요즘 노인 일자리가 (없으니까요)."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 주민들은 도입 반대 서명을 받기 시작했고, 벌써 2,300여 명이 동참했습니다.
▶ 인터뷰 : 이준근 / 해당 아파트 주민
- "(무인시스템이 좋다는) 논리대로라면 우리나라 경찰, 군인도 다 자동시스템으로 해야죠."
▶ 인터뷰 : 서혜연 / 해당 아파트 주민
- "한 동에서 1~2명 정도만 찬성하고 나머지는 거의 반대…."
입주자대표회의는 무인시스템을 도입하면 경비비를 66% 절감할 수 있다며 계획을 접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이번 사태는 전체 주민 투표를 거쳐 해결될 전망입니다.
▶ 스탠딩 : 민경영 / 기자
- "따뜻한 봄이 찾아오고 있지만, 집단 해고 위기에 놓인 경비원들의 날씨는 아직 춥기만 합니다. MBN뉴스 민경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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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한주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