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심판 선고를 보는 시민들은 21분 동안 여러 차례 마음을 졸이며 지켜봐야 했습니다.
앞서 한 말을 뒤집는 접속사 '그러나' 때문이었습니다.
우종환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정미 헌법재판소 권한대행이 대통령 탄핵심판의 선고 요지를 읽어내려가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공무원 인사개입을 인정하는 듯한 말을 꺼내더니,
▶ 인터뷰 : 이정미 /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3명의 사직서가 수리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라는 말과 함께 탄핵 사유가 될 수 없다고 못 박습니다.
▶ 인터뷰 : 이정미 /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그러나… 인정하기에는 부족하고… 사직서를 제출받은 이유 역시 부적절합니다."
언론사 인사에 개입한 의혹도 받아들여지는가 싶더니 곧바로 뒤집혀버리고,
▶ 인터뷰 : 이정미 /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문건 유출을 비난한 사실은 인정됩니다. 그러나 피청구인이 관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는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부실 대응조차 인정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이정미 /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 "어떠한 말로도 희생자들을 위로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이고 특정한 행위 의무까지 바로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마치 결과가 기각으로 나올 듯한 뉘앙스가 이어지자 광장에서 선고를 보는 시민들의 표정에는 긴장감이 느껴지기 시작하지만,
잠시 뒤 이 권한대행의 말 한마디로 언제 그랬느냐는 듯 시민들의 환호가 가득 찹니다.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탄핵한다."
'그러나' 한 마디로 21분 동안 시민들은 천국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MBN뉴스 우종환입니다. [ ugiza@mbn.co.kr ]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