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도 청년들이 입대하고 싶게 하려고 갖가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먼저 '군대 고'
요즘 인기인 증강현실게임 '포켓몬 고'를 본 따 만든 홍보물 입니다.
포켓몬을 잡듯이 입영날짜를 잡으라는 건데, 이를 본 청년들은 입영경쟁률이 8대 1에 육박할 정도로 군에 가고 싶어도 못 가는 상황에 '대체 이게 뭐냐', '국방의 의무가 장난이냐', '남자가 물건이냐'며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국방부는 결국 홍보물을 삭제했지요.
그리고, 대신 그럼 이걸 또 보라고 합니다.
군 생활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은 맞춤형 병역안내서, '쇼 미더 군대'
병역 판정 검사부터 군 생활·예비군까지, 군에 대한 모든 정보가 담겨있는 안내서입니다. 하지만, 군대라는 게 글로만 확인한다고 되는 게 아니기에 이 역시 청년들에게 외면을 당했죠.
그러자 이젠 정말 획기적으로 게임을 만든다고 합니다. 군 체험 게임인 '국방 FPS', 1인칭 총쏘기 게임입니다.
온라인 전쟁 게임을 본떠서 유저에게 실제 훈련소에서 하듯 소총이나 수류탄의 조작 요령·사격·각개 전투 등을 게임으로 알게 하는 겁니다.
아직 실행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완성된 연구보고서가 국방부 담당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기에 추진될 가능성이 높죠.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합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보고서를 보면, 군에 대한 불안과 입대 기피 현상을 해소하는 게 게임 개발의 목적이라면서 '왜 군대가 불안하냐', '왜 군대를 기피하는가'는 묻지 않고, '군대에서 어떤 훈련을 받는지 아느냐', '미리 알면 도움이 될 것 같으냐', '게임 참여로 입대 후 혜택을 준다면 게임을 하겠냐' 등 목적을 한참 벗어난 질문만 있거든요. 게다가 설문대상도 달랑 한 대학의 입대 예정자 50명이 전부였습니다.
개발 목적부터 내용·투자 방향 등 어느 하나 현실성이 없는거죠. 이런데도 국방부 담당자들은 좋게 보고 추진을 하려고 한다니… 다들 수준이 비슷한 거 맞죠?
연평균 군내 폭행사건 740건·가혹행위 69건.
청년들이 군을 꺼리는 이유는 이런 수치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병영문화를 혁신하겠다'면서도 여기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 없이 단지 홍보물이나 게임으로 흥미만 유발하려는 국방부.
그들이 말한 신뢰받는 혁신강군의 길은 아직 멀었단 생각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의 국방예산은 40조 원.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이 모조리 국방예산을 올리며 국방을 강화하고 있는 이 와중에, 그 중심에 있는 우리는 제일 적은 예산에, 그 돈마저 쓸모없는 홍보물과 게임 개발에 퍼붓고 있습니다.
3·1절, 목숨 걸고 나라를 지켜낸 선조들이 개탄할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