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승객이 운전 중인 택시기사를 때리고, 운전대까지 빼앗으려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택시 블랙박스에는 사고 직전의 긴박함이 그대로 담겨 있었습니다.
조창훈 기자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고속도로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승객이 갑자기 기사에게 욕을 합니다.
(현장음)
-"같이 죽자 XX 놈아. 이거 몰고 가자 XX 놈아."
핸들을 왼쪽으로 꺾는 승객, 택시가 이리저리 흔들리고 기사는 비명을 지릅니다.
▶ 인터뷰 : 택시기사
- "갑자기 '같이 죽자' 하면서 저를 덮치면서 핸들까지 자기가 조작하고…."
50대 조 모 씨가 자신이 타고 있던 택시 기사를 폭행한 것은 어젯밤(19일) 10시 20분쯤.
더 큰 사고를 막기 위해 택시기사는 운전대를 최대한 꺾어 차량을 오른쪽 벽에 부딪힙니다.
▶ 인터뷰 : 택시기사
- "고속도로 상이고, 뒤쫓아오는 차들도 많고 그래서 단독사고라도 내자…."
▶ 스탠딩 : 조창훈 / 기자
- "옹벽을 들이받은 택시는 차체가 찌그러지고 타이어에 구멍이 생기는 등 크게 부서졌습니다."
에어백이 모두 터졌고, 벽에 막힌 문을 열고 달아나려던 조 씨의 발길질 흔적도 선명하게 남아있습니다.
경찰에 붙잡힌 조 씨는 기억이 없다며 발뺌했지만, 블랙박스 영상을 보여주자 범행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처음에는) 술을 먹어서 '범행한 적이 없다'고 횡설수설 기억을 하더라고요."
서울 강남경찰서는 조 씨가 운행 중인 택시에서 범행을 저지른 점을 고려해 일반 폭행보다 무거운 운전자 폭행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