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년 시작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비싼 교복값이 올해도 논란이 되고 있다. 이에 교육계는 교복값을 더 낮추기 위해 머리를 짜내고 있다. 하지만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 시행 이후 수익성이 악화된 교복업계는 교복 가격에서 더 뺄 거품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20일 교복업계에 따르면 중·고교 신입생의 교복 구매 비용은 최대 4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켓은 11만9000~13만9000원, 바지·치마는 6만9000원, 조끼 4만5000원, 셔츠·블라우스 4만3000원에 각각 팔리고 있다. 한 벌씩만 구매해도 최소 27만6000원이고, 바치·치마나 셔츠·블라우스 여벌 옷을 한 벌씩만 사면 비용은 38만8000원으로 치솟는다.
최근 젠(Zen) 등 남성정장 브랜드가 정장 한 벌을 10만원에 파는 점과 비교하면 교복 가격이 비싸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에 따라 학부모들의 교복 구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교육청은 지난 2015년부터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를 시행했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는 학생 개개인이 구매하던 교복을 학교가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특정 업체를 선정하도록 한 제도다.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가 시작된 뒤 지난 2014년 기준 전국 평균 25만6925원이던 교복 개별구매 가격은 지난해 16만6309원까지 내려갔다. 제도 시행 2년만에 교복 가격을 35.3%나 낮춘 셈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교복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올해 시범적으로 전국에서 20개 중·고교를 대상으로 특허청에 교표 상표권을 출원·등록해주는 사업을 하겠다고 지난 9일 밝혔다. 교표 상표권을 등록한 학교는 교복 공급입찰 계약을 맺은 업체에만 상표권 사용할 권리를 준다. 경쟁업체가 무단으로 상표권을 사용하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교표 상표권 출원·등록 사업으로 현재 70∼75% 수준인 학교주관 교복 구매제에 참여하는 학교 비율이 크게 오를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브랜드 교복업체들은 가격을 충분히 낮췄다고 항변하고 있다. 형지엘리트 관계자는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로 인한 대리점들의 타격을 줄이기 위해 출고가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브랜드 교복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교복 학교주관 구매제가 시행된 뒤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디지털뉴스국 길나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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