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자 말동무·심부름해 준 `집사 변호사` 무더기 징계

구치소 접견권을 이용해 수용자를 접견하면서 말동무나 심부름을 해주는 일명 '집사 변호사'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았다. 변호인 접견권을 남용했다는 이유로 변호사를 징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변호사협회(회장 하창우)는 14일 변호사 접견권을 남용한 변호사와 해당 변호사 소속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총 10명의 변호사에게 변호사법상 품위유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최대 정직 2개월의 징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들은 수용자를 접견실에서 편의를 누리게 할 목적으로 접견권을 남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변협은 소속 변호사 2명에게 접견을 지시한 혐의가 인정된 법무법인 대표변호사에게 가장 무거운 처분인 정직 2개월을 내렸다. 1명에게 접견을 지시한 대표변호사 2명과 개인 변호사 1명에게도 각각 정직 1개월로 징계 조치했다.
또 개인 변호사 2명에게는 과태료 200만원과 견책 처분이 결정됐다. 대표변호사의 지시로 의뢰인을 만난 4명의 변호사 가운데 1명은 수용자에게 담배나 볼펜을 전달하는 잔심부름을 한 사실이 드러나 과태료 500만원의 징계가 내려졌다. 나머지 3명은 견책 처분됐다.
변협은 지난해 7월 수용자를 장기간 접견하거나 짧은 시간에 여러명 접견한 변호사 10명의 명단을 서울구치소에서 받아 조사에 착수했다.
해당 자료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표변호사 3명이 고용 변호사에게 지시해 이른바 '집사 변호사' 노릇을 하게 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이들을 포함한 총 13명을 조사위원회에 넘겼다.
변협은 이들 중 소명자료를 내지 않아 결정이 미뤄진 3명에 대해서는 소명자료를 받아 검토한 뒤 징계수위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이경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