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공개되자마자 논란…"고등 한국사 오류·편향 서술만 650건"
↑ 국정교과서/사진=MBN |
국정교과서 최종본이 공개되자마자 오류가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습니다. 최종본 오류가 고등 한국사만 650여 건에 이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와 역사문제연구소, 전국역사교사모임 등 7개 단체가 모인 역사교육연대회의는 국정교과서 고등 한국사 최종본에서 사실 오류 195건, 부적절 서술 328건, 편향서술 113건, 비문 17건 등 총 653건의 오류를 발견했다고 3일 밝혔습니다.
시대별로는 오류 224건이 발견된 일제강점기 오류가 가장 많았고, 이어 고고∼근대(126건), 현대(103건), 조선(98건) 순이었다며, 이 중 29개 사례를 공개했습니다.
연대회의는 218쪽 '일제강점과 민족운동의 전개' 단원에서 민립대학 설립운동의 목표 부분에 안창호의 글 '동지들에게'를 같이 실은 것은 잘못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대회의는 "이 글은 민립대학 설립운동과는 무관하며, 운동이 일어나기 전인 1921년에 쓰였다"며 "마치 안창호가 민립대학 운동의 하나로 글을 쓴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발생 연도가 잘못 적혀있는 등의 단순 오류부터 역사적 사실과 명백히 다른 사실 오류도 수두룩하다고 연대회의는 지적했습니다.
연대회의는 80쪽 '고려의 성립과 발전' 단원에서 태조가 후삼국 통일 이후 조세감면을 했다고 기술돼있지만, 태조는 후삼국 통일(936년) 이후가 아닌 건국(918년) 직후부터 조세감면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18쪽 '우리 역사의 형성과 고조선의 설립' 단원의 '한반도와 주변지역의 신석기 문화는 북방 신석기 문화와 관계가 깊습니다. 특히 빗살무늬 토기는 북방 지역에서 나타나는 토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부분도 명백히 틀린 사실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연대회의는 "해당 부분의 경우 일제 관변 학자가 주장하고 한국 고고학 초창기 시절에나 통용되던 말"이라며 "이미 30년 전에 부정된 학설로 현재 이같이 인식하는 학자는 아무도 없다"라고 일축했습니다.
이승만 정권을 옹호하는 듯한 서술도 발견됐다고 연대회의는 전했습니다.
연대회의는 261쪽 '대한민국의 수립과 자유민주주의의 시련' 단원의 4·19 혁명 관련 설명도 이승만 정부를 옹호하는 쪽으로 편향되게 서술됐다고 지적했습니다.
해당 부분은 '이승만 정부는 대통령 유고 시 승계권을 가진 부통령에 자유당 이기붕 후보를 당선시키고자 공권력을 동원하여 3·15 부정선거를 자행하였다'고 서술됐습니다.
연대회의는 "이승만 정권이 부통령을 당선시키려고 부정선거를 자행했다고 쓴 것은 3·15 부정선거를 총지휘한 이승만 전 대통령의 책임을 면제시키고 그를 옹호하는 대표적 논리"라고 지적했습니다.
연대회의는 "모든 분석 결과를 공개하지는 않겠다"며 "국민 대부분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교육부의 '빨간 펜'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단체는 교육부가 작년 11월 28일 국정교과서 현장 검토본을 발표했을 때에
연대회의는 "교육부는 국·검정 교과서 혼용 추진 방침과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책을 중단하라"며 "올해 교육과정과 집필기준을 새로 마련하고, 내년부터 편향과 오류가 없도록 검정교과서를 충실히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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