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계 블랙리스트, '국정원 문건'이 촉매제 역할
↑ 블랙리스트/사진=MBN |
박근혜 정부가 문화·예술계의 '좌파 인사'를 각종 지원에서 배제하고자 만든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시작되고 확대된 데에 국가정보원의 문건이 '촉매제' 역할을 한 정황이 박영수 특별검사팀 수사에서 드러났습니다.
1일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2013년 하반기께부터 청와대 내부에선 박 대통령을 풍자하거나 정부 비판 여론에 동조하는 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기조가 확산했습니다.
당시 국정원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정부 비판 인사에 대한 자금 지원의 문제'를 지적하는 정보보고서를 작성한 것이 계기 중 하나였습니다.
이 보고서는 홍성담 작가의 그림이나 연극 '개구리' 등 박 대통령을 풍자하거나 희화화한 작품이 언론의 주목을 받고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개봉이 임박한 가운데 박 대통령과 비서실 등에 보고됐습니다.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부에 비판적인 '좌파' 문화·예술인들을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정 흔들기를 시도하는 세력으로 규정하고 정부 지원을 차단해야 한다며 수석비서관 회의 등을 통해 '관리'를 지시했습니다.
2014년 2월 김 전 실장은 모철민 당시 교육문화수석에게도 문예기금 운영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개선 방안 마련을 요구했습니다.
이때도 국정원 문건이 전달됐는데, 상반기 문예기금 지원 대상자를 선정한 결과, 좌파 단체나 작가가 포함된 게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문건에선 이런 대상자를 선정한 심의위원회에 좌파 성향의 인물이 들어간 게 원인으로 거론됐습니다. 하반기부터는 문체부가 공모 심사 체계를 개선하고, 심의위원의 과거 활동경력
결국,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심의위원 임명엔 청와대와 문체부의 입김이 작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국정원 문건에서 '문제가 있다'고 언급된 개인이나 단체 이름이 업데이트에 참고 자료로 이용됐다는 점도 특검 조사 결과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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