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저활력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인구이동·결혼·출산 최저치
↑ 사진=연합뉴스 |
지난해 부동산 시장 규제와 고령화 등 영향으로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뜻하는 인구 이동률이 43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탈출 러시가 계속되면서 서울은 27년 연속 인구 순유출 기록을 세웠고 인구는 1천만명 밑으로 내려갔습니다.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고 11월까지 누적 혼인건수도 전년보다 더 줄어들었습니다.
경기침체가 길어지면서 대한민국 경제주체들의 역동성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상태입니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2016년 국내인구이동통계'를 보면 지난해 인구 이동자 수는 총 737만8천명으로 1979년(732만4천명)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인구이동률은 14.4%로 전년보다 0.8%포인트 감소했습니다. 이는 1973년 14.3% 이후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1970년 404만6천명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증가한 인구 이동자 수는 1988년 996만9천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2014∼2015년 경기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면서 인구 이동자 수가 2년 연속 증가했지만 지난해 여신심사가이드라인이 도입되는 등 다시 규제가 강화되면서 인구 이동은 뒷걸음질 쳤습니다.
인구 이동이 가장 활발한 20∼30대 인구가 줄어드는 반면 고령인구 비중이 늘어나고 세종 등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거의 완료된 점 등도 전체 인구이동자 수가 줄어드는데 영향을 미쳤습니다.
연령별 이동률을 보면 전 연령대에서 이동률이 전년보다 감소한 가운데 20대(21.5%)와 30대(21.4%)가 가장 높았고 70대(7.4%)가 가장 낮았습니다.
20대의 경우 졸업과 초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인구이동의 주요 요인인 취업·혼인이 줄어든 탓에 인구이동이 줄어든 것을 분석됐습니다.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아 순유입이 발생한 지역은 경기(13만4천명), 세종(3만명), 충남·제주(1만5천명) 등 8개 시도였습니다.
반면 서울(-14만명), 부산(-2만1천명), 대전(-1만1천명) 등 9개 시도는 순유출을 기록했습니다.
서울 인구는 지난해 14만명이 순유출되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993만명을 기록, 1천만명 밑으로 떨어졌다. 순유출 규모는 1997년 17만8천명 줄어든 이후 최대치입니다.
서울의 인구 순유출은 1990년부터 27년간 단 한해도 빠지지 않고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경기 안 좋은 해에는 리스크 부담으로 타 지역 이동이 쉽지 않으며 인구이동이 활발하다는 것은 경기가 좋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라며 "고령화로 40대 이상 인구가 많으면 이동자 수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도 같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해 조선·해운 구조조정 등으로 한파를 맞은 경남과 울산은 직업을 찾으려고 나가는 인구가 들어오는 인구를 추월했습니다.
2015년까지만 해도 두 도시는 구직하러 들어오는 인구가 더 많았습니다. 순유입이 경남은 3천300명, 울산은 4천600명에 달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상황은 180도로 변했다. 경남은 4천400명, 울산은 1천600명이 구직을 목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순유출됐습니다.
4대 권역별로 봤을 때는 중부권만 유일하게 순유입(4만1천명)이었고, 나머지 권역은 모두 순유출이었습니다.
특히 호남권과 영남권의 순유출은 각 1만6천명과 4만명으로, 전년보다 각각 2배 늘었다. 이렇게 영·호남권을 떠난 이들은 주로 수도권과 중부권으로 이동했습니다.
이지연 과장은 "서울에서 주로 나가면 경기 지역으로 나갔는데 지금은 충남, 강원, 세종으로 예전보다 더 많이, 더 멀리 나가고 있다"라며 "세종, 충남 등으로 주택, 직업에 의해서 들어오는 게 상당히 많다"라고 말했습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은 점차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비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동한 이들은 44만8천명으로 2013년(44만7천명)을 제외하고는 최근 10년 중 가장 적은 수치였습니다.
지난해 출생아 수와 혼인 건수도 사상 최소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입니다.
통계청의 '2016년 11월 인구동향'을 보면 지난해 11월 출생아 수는 3만300명으로 1년 전보다 9.6% 감소했습니다.
월간 출생아 수는 2000년 1월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작았습니다.
이전 최소치인 10월 3만1천600명을 한 달 만에 새로 쓴 것입니다. 지난해 1∼11월 누적 출생아 수는 37만9천300명으로 1년 전보다 6.7% 줄었습니다.
연간 출생아 수는 200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작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3월을 제외하고 동월 기준 사상 최소를 빠짐없이 새로 쓴 바 있습니다.
올해 1∼11월 월평균 출생아 수를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올해 출생아 수는 41만3천800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는 이전 최소 기록인 2005
출산뿐 아니라 결혼도 시들한 상태입니다.
지난해 11월 혼인 건수는 2만5천400건으로 2.3% 감소했습니다. 1∼11월 누적 혼인 건수는 25만3천300건으로 6.0% 줄었습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혼인 건수는 30만건에도 미달해 역대 최소 기록을 다시 쓰게 됩니다. 현재 기록은 2003년 30만2천500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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