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을 나체 상태로 묘사한 그림이 국회에 전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성희롱 수준의 지나친 인격 모독이라는 의견과 표현의 자유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24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협력한 시국 비판 풍자 그림 전시회 '곧바이전'은 지난 20일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 작품을 그린 '표현의 자유를 향한 예술가들의 풍자 연대' 소속 작가들은 최근 논란이 됐던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재능 기부 형태로 전시에 작품을 제공했다.
전시회 작품 중 논란이 되고 있는 그림은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이다.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대표적 누드화인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이다.
그림은 나체 상태의 박 대통령이 세월호가 침몰하고 있는 배경에 잠든 모습을 묘사했다. 또 박 대통령 복부 위에는 박 대통령이 키우던 진돗개 두마리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 사진,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라고 적힌 미사일이 그려져 있다. 박 대통령 옆에는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주사기로 만든 꽃다발을 들고 있다.
해당 그림이 알려지자 새누리당은 즉각 반발했다.
김정재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기독교 폄하, 포르노 옹호 발언, 최근 어르신 폄하에 이어 이번 풍자를 빙자한 인격모독까지 벌인 표 의원은 국회의원이기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예술인들의 건전한 시국비판은 존중받아 마땅하지만, 정도를 넘어선 행위는 분노를 부추기는 선동이고, 표현의 자유를 빙자한 인격살인 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반발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건 성폭력 수준"이라면서 "표의원은 국민들 눈살 찌푸리게 하는 능력이 출중하다. 최근 노인 폄하에 이어 이번엔 대통령 소재로 한 여성 비하까지 연타석 홈런을 치시네요"라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해당 그림을 두고 '도가 지나쳤다'와 '표현의 자유'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미술이라는 표현의 자유도 분명 존중돼야 하지만 특정 개인에 대한 모독·증오의 표현이 도가 지나쳤다고 평가했다.
sop****는 "당장 전시를 중단하라"고 요구했고, pin****은 "박 대통령의 잘못은 정치적으로 응징하되 저런 행동은 필요 없다"고 비난했다. iti****도 "풍자라지만 표현의 자유를 어디까지 허용해야되나"라면서 "여성이기에 당하는 수모다.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에 아무 짓이나 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은 여성혐오가 아니라 그냥 풍자화일 뿐이라며 문제가 안 된다고 맞섰다.
mis****는 "
[디지털뉴스국 박소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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