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교통사고로 명품기타 파손한 택시기사 50% 배상하라"

교통사고로 상대 차량에 있던 8000만 원대 기타를 파손한 택시기사 측이 기타 가격의 절반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류종명 판사는 클래식기타 연주자 전 모씨가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1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410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다.
류 판사는 "사고 전에 기타가 파손됐다는 증거가 없고 전씨가 기타를 일부러 망가뜨릴 이유도 없어 추돌사고가 파손 원인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연합회 측은 "해당 기타는 공제약관상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 '골동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류 판사는 "전씨는 해당 기타를 필수품처럼 사용 중이어서 소장가치보다 사용가치가 높다"며 "골동품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전씨가 별다른 고정조치 없이 뒷좌석에 값비싼 기타를 보관하는 등 외부충격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택시기사 박 모씨는 지난해 1월 전씨의 기타 2대가 실려있던 승용차의 조수석 뒤쪽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2대 모두 하드케이스에 담겨 있었지만 사고의 충격으로 1대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파손됐다. 전씨는 "해당 기타는 1968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제작돼 '세기의 명기' 목록에도 등재돼있다"며 "원상복구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망가졌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