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 술에 만취한 또래를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이 징역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당시 미성년 피해자가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으며 스스럼없이 성관계를 했지만 술에 취해 자신의 남자친구로 착각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4부(신상렬 부장판사)는 준강간 혐의로 기소된 대학생 A(22)씨에게 징역 3년을, 준강간 방조 혐의로 기소된 친구 B(22)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최근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 두 사람에게 각각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습니다.
A씨는 고등학생이던 2013년 3월 15일 인천의 한 모텔에서 여자친구의 친구인 C(당시 18세·여)씨를 2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그는 여자친구를 통해 알게 돼 인사 정도만 한 사이인 C씨에게 성적인 관심을 보이며 친구 B씨에게 자리를 만들라고 부탁했습니다.
이들은 범행 당일 호프집에서 '술 마시기 게임'을 하며 C씨에게 많은 양의 술을 먹인 뒤 화장실에 쓰러져 잠이 든 C씨를 엎고 인근 모텔로 데려갔습니다.
모텔에서 B씨가 집으로 돌아가자 A씨는 C씨를 2차례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는 재판 과정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으며 C씨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의 상태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와 C씨가 모텔에서 주고받은 대화 녹취를 토대로 성폭행이라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간음행위 당시 수차례 피고인을 '여보'나 '오빠'라고 불렀지만 둘은 동갑내기이고 '오빠'라고 부를 만한 특별한 친분도 없었다"며 "실제 피해자의 연인이 피해자보다 나이가 많은 점을 미뤄보면 남자친구와 있는 것으로 착각한 듯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어 "피해자는
재판부는 A씨에 대해 "피고인은 사전에 술을 먹여 성폭행 하기로 계획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한데도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