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백남기 농민의 마지막 가는 길
↑ 백남기/사진=연합뉴스 |
영정 속 고(故) 백남기 농민은 소탈한 미소를 지었고 긴 장례 행렬은 말없이 공허한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병원에서 사투를 벌이다 숨을 거둔 지 41일만인 오늘(5일), 부검 논란으로 열리지 못했던 백씨의 장례식이 비로소 엄수됐습니다.
경찰이 부검 영장을 집행하려 했을 때 장례식장을 가득 메웠던 격렬한 분노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백남기 투쟁본부 관계자 100여명은 분노를 삭인 채 백씨의 마지막 가는 길을 준비하느라 분주할 뿐이었습니다.
41일만의 장례는 지하 1층에서 열린 발인식으로 시작했습니다.
유족과 천주교 수도자들이 백씨의 관을 둘러싼 채 유족들은 비통함을 억누르는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습니다.
이어 백씨의 시신은 운구차로 장례미사가 열리는 명동성당으로 옮겨졌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집전한 미사에는 일반 시민들도 대거 참석해 800여명이 성당 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오전 10시께 장례미사가 끝나고서 백씨의 시신은 그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장소인 종로구청 사거리로 옮겨졌습니다.
장례 행렬은 80여개의 만장, 꽃 상여와 함께 차로를 따라 1시간에 걸쳐 느리게 행진하며 청계2가와 종로2가를 거쳐 이동했습니다.
백씨 자녀인 백도라지·두산·민주화씨는 침통한 표정으로 노제를 지켜보다가 이따금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소리 없는 눈물을 왈칵 쏟기도 했습니다.
종로구청 앞을 지나던 시민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도 발걸음을 멈추고 굳은 표정으로 노제를 지켜봤습니다.
노제는 '국가폭력 끝장내자 백남기 특검 실시하라 국가폭
노제가 끝나고서 운구 행렬은 이날 오후 2시 영결식이 열리는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영결식이 끝나면 백씨 시신은 고향 전남 보성으로 옮겨졌다가 이튿날 광주 망월동 5·18 묘역에 안장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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