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조계사에 피신 중인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이 “당분간 조계사를 떠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7일 한 위원장은 조계사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제가 손을 놓는 것은 싸우는 장수가 백기를 드는 것”이라며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차마 저버릴 수 없어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을 헤아려 달라”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노동개악이 중단되면 (경찰에) 출두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경찰이 저를 구속해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려 광분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라며 당장 조계사를 떠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강경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며 한 위원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경찰이 지금 상황을 유지하는데 굉장한 부담을 느낀다”며 “여러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는 조계사 주변 경계를 강화하며 한 위원장이 나오기를 기다리던 기존의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의미다. 강 청장은 “조계사에 공식적으로 영장을 집행하겠다고 요청하든지, 물밑 조율에 나서는 등 여러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계사 경내에 강제 진입하는 방안에 대해선 “아직 영장 (강제)집행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강 청장은 “강제 진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최악의 순간에는
한 위원장은 지난해 5월 세월호 희생자 추모 집회와 지난 5월 노동절 불법 집회를 벌인 혐의 등으로 구속·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이며 경찰 포위망을 피해 지난 16일 조계사로 숨어 들어갔다.
[백상경 기자 / 강영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