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강제징병을 피해 중국으로 이주한 후 한많은 삶을 살아온 동포들이 전북지역 한 자치단체의 초청으로 꿈에 그리던 고향땅을 찾았습니다.
수십여년전 옛 기억을 되살리다 눈시울을 적시고 마는 동포들의 모습.
JBC전북방송 김남호 기자가 담아왔습니다.
일제 강점기였던 지난 41년 아버지 손에 이끌려 머나먼 중국땅으로 피난을 갔다는 최성순 할머니.
7살의 나이에 쫒기듯 고향을 떠난지 67년이 넘어서면서 어린아이였던 최 할머니는 어느덧 일흔을 훌쩍 넘긴 할머니로 변했습니다.
최 할머니는 지평선 축제 기간동안 중국동포들의 고향방문을 추진한 김제시의 초청으로 고향땅을 밟게 됐습니다.
인터뷰 : 최성순 / 73세, 중국 흑룡강성 이주민
-"(부모님이) 덜 익은 벼를 베어다 지게로 지고 와서 훑어요, 그걸 또 말린후 절구에 찧어 밥해준 생각이 나네요. 이제는 여한이 없네요 살던 고향에 와서..."
사촌오빠인 최명진씨와 함께 김제시 만경읍 화포리에 있었다는 고향집을 찾기위해 옛 기억을 되살려 보는 최 할머니.
60여년만에 고향땅을 찾은 탓에 옛집은 온데간데 없고 주변환경도 모두 변했지만 옛 기억이 하나둘씩 되살아 나면서 최 할머니의 눈가엔 어느덧 눈물이 글썽이기 시작합니다.
최 할머니와 함께 고국을 방문한 문정화 할머니.
문 할머니는 고향땅을 그리다 중국에서 생을 마감한 부모님을 떠올리면서 또 한번 설움이 북받칩니다.
인터뷰 : 문정화 / 68세, 중국 흑룡강성 이주민
-"아버지가 죽은 다음에 몇천년이고 몇만년이고 흘러서 고향땅에 가 묻히겠다고 그래서 화장한 후 송화강에 던져 주었는데...그런데 송화강이 한국으로 흘러가는 강이 아니거든요”
굴곡의 세월, 국경을 넘어 한민족의 이름으로 살아온 동포
김남호 / JBC 기자
-"일제 강점기를 피해 머나먼 중국땅으로 이주해 평생을 설움을 안고 살아온 동포들이 생의 마지막 삶이나마 고국의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기를 기원해 봅니다.
JBC뉴스 김남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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