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대포통장을 팔아넘겨 돈을 가로챈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불법이다보니 도박사이트 운영자은 말도 못하고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차량 트렁크에서 박스를 꺼내들고 조심스레 이야기를 나누는 세 남성.
박스 안에 든 건 다름 아닌 대포통장입니다.
경북 일대 조직폭력배인 이들은 유령 법인을 세운 뒤 법인 명의로 통장 50여 개를 만들고,
국내외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자들에게 팔아넘겼습니다.
▶ 인터뷰 : 강선봉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광역3팀장
- "법인 설립은 발기인 1명만 있고 최소 자본금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무사를 통하면 20만~30만 원이란 비용으로 2~3일 내에 법인을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판매한 통장에 도박 자금이 입금되면 인터넷 뱅킹으로 계좌 비밀번호를 일부러 잘못 입력해 계좌를 정지시킨 뒤 통장을 다시 발급받아 안에 든 도박 자금을 빼돌렸습니다.」
이렇게 가로챈 금액은 5억여 원,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은 신고조차 할 수 없었습니다.
조직원 사이에 속고 속이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두목인 37살 문 모 씨는 "더러운 돈이니 사이트 운영자에게 돌려주겠다"고 부하들에게 돈을 상납받고는 도박과 유흥에 탕진했습니다.」
범죄가 발각되자 문 씨는 책임을 부하 조직원에게 돌리고 증거인멸을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OO이 입단속 잘 시켜라. 네가 그 부분을 단도리(단속)를 시키라고."
경찰은 두목인 문 씨 등 4명을 구속하고, 도박 사이트 운영자들을 쫓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준우입니다. [ideabank@mbn.co.kr]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