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어 수색에 동참하고자 9일 오전 제주 추자도 사고해역을 찾은 실종자 가족들이 돌고래호를 인양하는 과정을 약 1㎞ 떨어진 바다 위 해경 경비정에서 지켜봤습니다.
가족들은 돌고래호가 바다 위에서 건져 올려지는 순간, 발을 동동 구르며 배 안에 혹시나 남아 있을지도 모를 사망자나 실종자들의 유품을 잃어버릴까 봐 걱정했습니다.
실종자 가족 중 일부는 "저 안에라도 있었으면…"하고 작은 목소리로 기원하기도 했습니다.
30여분 먼바다에서 인양을 지켜보는 침통한 표정의 가족들 사이에서는 누구 하나 먼저 말문을 열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운 침묵이 흘렀습니다.
상상만 하던 돌고래호의 모습을 멀리에서나 본 가족들은 두 눈으로 앞에 놓인 현실에 다시 한번 가슴을 쳤습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인양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 조차 괴로운 듯 등을 돌리고 앉아 먼 바다만 바라보기도 했습니다.
전남 해남의 임시대기소에 있던 돌고래호 실종자 7명의 가족 14명이 이날 오전 사고해역을 찾았습니다.
실종자 1명의 가족은 친척 병환으로 동행하지 못했습니다.
사고해역을 돌며 1박 2일 동안 밤새 수색작업을 지켜보고, 수색에도 동참하려는 마음으로 해경 경비정에 올랐습니다.
가족들은 사고해역에 도착하자 그동안 어렵사리 다잡은 마음을 추스르지 못하고 또 한 번 무너졌습니다.
미리 준비한 소주와 과일, 빵 등을 눈물과 함께 바다에 뿌리며,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동생·남편의 이름을 애타게 불렀습니다.
"이제는 돌아와, 그만 가자." 경비정 난간을 붙잡으며 쏟아내는 애끊는 통곡과 눈물은 다른 가족들 사이로 금세 번져갔습니다.
침몰 추정 해역, 돌고래호 임시 정박 장소를 들른 가족들은 인양을 앞둔 돌고래호를 망원경으로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해경 대원들에게 침몰 위치와 발견 위치
막냇동생을 찾지 못한 실종자 가족대표 이병한(52)씨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어 유품이라도 찾고 싶어 나왔다"며 "가능하다면 돌고래호 인양작업도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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