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13일 협력업체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단행하며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고 있는 KT&G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검사 김석우)는 이날 삼성금박카드라인과 유니온테크, 정아공업사 등 협력업체 3곳과 이들의 하도급업체 4곳 등 모두 7곳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배임수재·배임증재 혐의로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경기도 안성에 소재한 삼성금박카드라인은 담뱃갑 제조업체다. 경기 이천의 유니온테크와 경기 화성의 정아공업사는 담배 생산에 필요한 종이와 필터 등을 공급하는 업체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KT&G와 거래하면서 납품 단가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만들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에 민영진 전 KT&G 사장(57)이 연루돼 있다고 보고 압수물 분석을 통해 수상한 자금 흐름과 용처를 확인하면서 정관계 로비 여부도 파악할 방침이다.
KT&G는 2010년 민영진 사장 취임 이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으로 사세를 불렸다. 담배 사업과 연관성이 떨어져 보이는 소망화장품과 바이오벤처기업 머젠스(현 KT&G생명과학) 등을 2011년 잇따라 인수했다. 민 전 사장은 2013년 연임에도 성공했다. 민 전 사장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29일 전격적으로 자진 사퇴했다.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민 전 사장이 수사 선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검찰과 경찰은 KT&G 충북 청주 연초제조창 부지 매각 관련해 금품 로비 수사를 벌였지만
KT&G는 같은해 3월부터 7월까진 면세 담배 불법 유통과 관련해 서울지방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기도 했다. 전직 직원의 내부 고발이 세무조사로까지 이어져 법인세 256억원과 부가가치세 192억원 등 합계 448억원의 추징금이 부과됐다.
[김세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