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살던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불까지 지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8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20대 여성이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게 이유입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변태적인 성관계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하자 룸메이트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6년을 선고받은 미국 교환 학생 아만다 녹스.
지난 2007년 이탈리아는 물론 유럽을 시끄럽게 한 이 사건에서 녹스는 결국 무죄를 확정받았습니다.
정황만으로 보면 녹스가 살인범이 맞지만,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이와 비슷한 사건과 판결이 우리나라에서도 나왔습니다.
지난 2011년 9월 강남의 한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현장에선 흉기에 찔린 20대 여성이 발견됐습니다.
같이 살던 친구 김 모 여성이 유력한 용의자.
검찰은 빌린 돈 4천여만 원 때문에 다툼이 일어났고, 결국 흉기로 찌르고 불을 질러 살해했다고 봤습니다.
1심 재판부는 징역 18년의 중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이를 뒤집었습니다.
그 이유가 뭘까.
피고인은 재판 내내 숨진 친구가 자살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강도로 위장하면 보험금을 탈 수 있으니 그 돈으로 돈을 갚겠다며 친구가 자해하고 불을 질렀다는 겁니다.
흉기에 찔린 채 불을 지르려고 인화물질인 시너까지 전화로 주문했다는 이야기.
믿기 어려운 진술이었지만 아니라고 볼 증거가 없었습니다.
대법원도 피고인을 유죄로 볼 정황 증거나 간접 증거는 있지만, 결정적인 직접 증거가 부족하다며 무죄를 확정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 : 이종호 기자
영상편집 : 홍승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