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면서 산불 발생 우려도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데다 물을 담수 할 저수지와 계곡의 물도 메말라 산불 진화 헬기가 산불을 진화하는데 애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산림청 산림항공본부에 따르면 도내 산불 진화용으로 확보된 담수지는 모두 260곳이다. 이 중 일부는 극심한 가뭄으로 담수지가 바닥을 드러내 산불이 나더라도 진화헬기가 담수 하는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10일 인제군 백담사 뒤 설악산국립공원 내에서 발생한 산불 진화도 실개천으로 변한 담수지 탓에 고전했다.
현재 산불 진화용 산림청 헬기는 주로 러시아제 ‘카모프(KA-32T)’ 기종으로, 3000여ℓ를 담수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분30초에서 2분가량 소요된다. 하지만 백담사 뒤 설악산 산불 진화에 담수지로 활용된 내린천은 가뭄으로 실개천이 된 터라 평소의 2배인 4분 이상 담수 시간이 소요됐다. 게다가 헬기 1대가 겨우 담수 할 수 있을 정도로 협소해 총출동한 헬기는 6대였지만, 1대씩 차례로 물을 담아 퍼 나르다 보니 초기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 때문에 진화헬기의 가장 큰 장점인 산불 발생 초기에 여러 대가 동시 다발적으로 많은 양의 물을 쉴새 없이 뿌리는 탁월한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백담사 뒤 설악산 산불은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초기 진압에 실패하면서 4시간50여분이 지나서야 겨우 큰 불길을 잡을 수 있었다. 이 불로 0.25㏊의 산림이 소실됐다.
만약 이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 6개가 동시에 담수 할 수 있을 정도로 담수지의 수량이 풍부했다면 초기에 산불을 진압, 피해 면적도 크게 줄었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산림항공본부의 한 관계자는 “산불조심기간은 지난달 25일 종료됐으나 극심한 가뭄 탓에 산불 위험은 여전해 안심할 수 없다”며 “일부 담수지는 바닥을 드러내 산불 초기 진화의
한편 극심한 가뭄이 이어진 지난 5월부터 최근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산불은 모두 43건으로 지난해 16건보다 3배 가까이 급증했다. 이 기간 산불 피해 면적도 지난해 3.78㏊에서 올해는 13.26㏊로 크게 늘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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