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봄엔 풀리게/ 내 뼛속에 얼었던 어둠까지/ 풀리게 하옵소서.//온 겨우내 검은 침묵으로/ 추위를 견디었던 나무엔 가지마다/ 초록의 눈을, 그리고 땅 속의/ 벌레들마저 눈 뜨게 하옵소서.”(‘새봄의 기도’)
‘새봄의 기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대한민국예술원 회원 박희진 시인이 지난 31일 오후 7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5세.
1931년 경기도 연천에서 태어난 박 시인은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한 후 1955년 조지훈·이한직의 추천으로 ‘문학예술지’를 통해 등단했다.
1961년부터 1967년까지 시동인지 ‘육십년대사화집’을 주도했으며, 1979년 4월 구상, 성찬경 시인과 함께 ‘공간 시낭독회’를 창립해 별세 직전까지 상임시인으로 참여했다.
월탄문학상, 한국시협상, 상화시인상, 펜문학상, 제1회 녹색문학상 등을 받았다. 1999년에는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그는 2007년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으로 선출됐다.
시집으로 ‘실내악’(1960), ‘청동시대’(1965), ‘미소하는 침묵’(1970), ‘빛과 어둠의 사이’(1976) 등이 있으며 최근까지 ‘4행시와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일 오전 11시30분.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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