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쓰레기'기 참 이슈입니다. 얼마전 부산에서는 구청이 '청소 파업'을 벌여 거리에 쓰레기가 수북이 쌓이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MBN 취재 결과, 서울에서는 실제로 '쓰레기 대란'이 닥쳐오고 있다는 소식이 있습니다.
원중희 기자! 쓰레기 대란이면 진짜로 거리에 막 쓰레기가 쌓이게 되는 겁니까?
【 기자 】
아직은 아니고요. 그럴 염려가 있는 상황인데요. 지금 문제가 되는 건 재활용 쓰레기입니다. 종량제 봉투에 담아 내놓는 일반 쓰레기 말고 보통 가정에서 따로 분류하는 종이나 캔, 플라스틱 같은 것들이요.
일반적으로 재활용 쓰레기 처리 과정은 이렇습니다. 가정이나 상가에서 내놓은 쓰레기를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이라는 곳에서 모읍니다. 여기서 쓰레기를 재활용 가능한 것과 아닌 것을 분류하고 압축해서 일부는 자체로 재활용하고, 또 연료로 만들기도 하고, 재활용 안되는 건 태우거나 묻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인 곳이 바로 이 선별장인데요. 지금 이곳이 문제입니다.
일단 이 선별장이 어떤 곳인지, 그리고 무엇이 문제인지, 서울의 한 쓰레기 선별장에 나가 있는 이성식 기자의 설명 들어보시죠.
【 기자 】
네, 저는 서울의 한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에 나와있습니다.
여기 보시면 주택가나 상가에서 수거된 쓰레기들이 쌓여 있습니다.
한 번 쓰레기봉투를 열어 보겠습니다.
캔이나 페트병처럼 재활용이 가능한 품목도 있지만, 대부분 재활용이 안 되기 때문에 이곳에서 분리를 해줘야 합니다.
수거된 쓰레기들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이동 되고요.
근로자들이 일일이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들을 손으로 분리해 나갑니다.
페트병이나 종이 등은 각각의 절차에 맞춰 재활용되는데요.
이곳에 이렇게 들어오는 쓰레기양이 한 달에 무려 1천 톤에 달합니다.
이 과정을 담당하는 재활용 업체들이 수익이 악화해서 경영난이 심화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업체 대표와 함께 재활용 업체들의 속사정을 들어보겠습니다.
【 질문1 】
여기 보면 쓰레기 폐기물이 압축돼서 많이 쌓여 있는데요. 왜 이렇게 많이 쌓여 있는 거죠?
【 답변 】
▶ 인터뷰 : 안소연 / 재활용 쓰레기 선별업체 대표
【 질문2 】
저희가 얘기를 들어보니 민간 선별업체들이 경영난을 많이 겪고 계시더라고요.
【 답변 】
▶ 인터뷰 : 안소연 / 재활용 쓰레기 선별업체 대표
【 질문3 】
만약에 재활용 선별 작업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시민들로서는 쓰레기 대란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것 아닙니까?
【 답변 】
▶ 인터뷰 : 안소연 / 재활용 쓰레기 선별업체 대표
지금까지 서울의 한 재활용 쓰레기 선별장에서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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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지금 선별장 업체가 상황이 안 좋아서 문을 닫게 생겼다, 이건데요. 업체 대표의 말씀을 듣긴 했는데, 경기 침체·유가 하락, 이런 문제인 건건가요.
【 기자 】
그러니까 이 선별장 업체가 일부는 구청의 보조를 받고, 일부는 이 재활용 쓰레기를 팔아서 돈을 법니다.
그런데 일단 구청의 주는 보조금은 정해져 있고요. 문제는 이 파는 비용인데, 이것도 두 가지로 나눠보겠습니다. 첫번째로 재활용 가능한 품목은 세계 경제가 침체되다보니 일단 잘 안 팔리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두번째인데, 그동안 여기 재활용이 안되는 품목을 연료로 팔 때 상당히 이득이 컸는데요. 지금 국제 유가가 폭락하다보니 기름을 사용하는 공장이 많아져서 이 재활용 연료를 사가는 곳이 엄청 줄어든 겁니다. 실제로 대부분 선별업체는 주로 중국에 이 연료를 수출해왔는데, 이 수출량이 뚝 떨어져버리면서 지금 직원들 월급도 못줄만큼 경영이 악화됐다고 말합니다.
이런 선별장이 서울에만 15곳인데, 취재 결과 이들 대부분이 비슷한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앵커 】
그 업체들이 다 문을 닫으면, 이제 진짜 쓰레기 대란이 오겠군요.
【 기자 】
그렇죠. 일부 업체는 지금 1월, 2월 임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해서 바로 문을 닫을지 어떨지 고민 중인 곳도 있었습니다.
【 앵커 】
서울시가 지금 재활용쓰레기 말고 일반쓰레기도 골칫거리 아닙니까? 쓰레기 매립장이 없어서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서울시는 현재 인천 서구의 수도권매립지에 일반 쓰레기를 묻고 있는데, 이제 2016년이면 사용 기한이 끝납니다. 이것 때문에 서울시가 머리가 아파서, 시민들한테 쓰레기 분리수거 좀 잘해달라, 재활용할 수 있는 품목을 꼼꼼히 구분해달라, 제대로 안하면 수거를 거부하고 과태료까지 부과하겠다 이렇게 말한 적도 있는데요. 일반 쓰레기 말고 재활용 쓰레기로 좀 내달라는 거죠. 그런데 재활용쓰레기 처리도 이런 문제가 있는 겁니다.
【 앵커 】
지금 쓰레기 업체와 구청, 시청까지 다 얽힌 문젠데, 어디 한 곳 탓을 할 수가 없는 상황 아닙니까. 하지만 방치해둔다면 쓰레기 대란은 불보듯 뻔해 보이는데요.
【 기자 】
네, 구청에서는 짜여진 예산 안에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요, 이걸 갑자기 늘리려면 다른 부서 예산을 줄여야 하니 그게 쉽지 않다 말하고요. 서울시에 물어봤더니, 시에서는 이게 쓰레기 재활용품 시장이 4~5년 주기로 변동이 있다, 지금 좀 안 좋은 시기인데, 앞으로 좀 나아질 수도 있다, 이렇게 약간 태연한 소리 하고요. 업체들은 당장 나죽겠다 문닫겠다 하는데 당장 해법이 안 보입니다.
전문가에게 한번 물어봤더니, 쓰레기처리라는 것이 민간 기업이 하더라도 사회안전망 역할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경기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도록 공공 기관에서 어느 정도 자금을 확보해서 경기가 좋을 때는 싸게 사들이고, 경기가 안 좋을 때는 어느 정도 비싸게 사들여서 이 업체들이 최소한 손해보고 팔지는 않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는데, 그런 대안이 좀 필요할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