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파일러 권일용 경감 |
28일 경찰청에 따르면 국내 '1호 프로파일러(범죄심리분석관)'로 각종 연쇄살인범 검거에 공을 세웠던 권일용 경감(51)이 경찰수사연수원 교수에서 경찰청 과학범죄수사센터 프로파일러로 이날 보직 변경됐다. 앞서 권 경감은 2013년 경찰수사연수원으로 전보되면서 현장 수사에서 후배양성과 학문연구 활동으로 무게 중심이 바뀌었다.
2년만에 다시 '친정'에 복귀한 그는 지난 2010년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범 김길태 사건 등에서 범인 은신처를 분석해 검거에 큰 기여를 하는 등 국내 최고의 프로파일러로 꼽힌다. 프로파일링(Profiling)은 범죄 현장에 남은 미세한 증거와 범행 방식 등을 토대로 범인의 연령과 성격은 물론 은신처까지도 파악해내는 고도의 과학수사 기법이다.
영화 '양들의 침묵'의 여성 FBI 요원(조디 포스터)처럼 흉악범과 인터뷰에서 치열한 두뇌싸움을 벌이며 내면을 읽고 자백을 받아내는 것도 프로파일러의 중요 역할이다.
탁월한 분석 능력을 인정한 경찰은 2011년 그를 경위에서 경감으로 1계급 특진시키기도 했다. 부녀자 연쇄살인범(시리얼 킬러)인 강호순·정남규 등이 그와 심리싸움 끝에 범행을 자백하는 등 희대의 강력범들이 그의 사건파일 속에서 무릎을 꿇었다.
1989년 군 제대 후 아버지의 권유로 경찰에 입문한 그는 프로파일링 연구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독학으로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범죄 현장의 기본 감식 업무부터 수 백명의강력범죄자과 개별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른바 '내공'을 쌓아갔다.
특히 희대의 '사이코패스'였던 연쇄살인마 강호순은 그에게도 가장 까다로운 분석 대상이었다. 다른 연쇄살인범과 달리 말수가 적고 자기감정 통제가 뛰어났다고 한다. 권 경감이 질문을 던지면 미리 그 의도를 꿰뚫고 맞설 정도였다.
교육 현장에서 2년만에 다시 복귀한 소감을 묻자 그는 애써 말을 아끼면서도 "다시 현장으로 오게 된 것인데, 저로서도 감회가 남다르지 않겠느냐”고 소회를 전했다.
앞서 살인범
[이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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