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 일가족 살해' 용의자가 경북 문경에서 붙잡혔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서울 서초동 본인 소유 아파트에서 아내와 두 딸을 살해하고 도주했던 강 모(47)씨를 지난 6일 낮 12시10분께 경북 문경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이날 낮 혼다 어코드 차량을 타고 농암면 인근 국도를 지나다 농암파출소 소속 순찰차와 맞닥뜨렸다. 순찰차는 즉시 유턴했고, 1㎞ 가량 뒤쫓은 끝에 차량 앞을 가로막고 강씨를 검거했다.
검거 당시 강씨는 녹색 라운드 티셔츠와 검은색 운동복 바지 차림이었고,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강씨는 이날 오전 6시30분께 휴대폰으로 119에 전화를 걸어 "내가 아내랑 다 죽였다. 우리집에 가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씨는 자신도 죽을 계획이라고도 했다.
신고를 받은 서초소방서 구급대원들이 급히 강씨의 집으로 향했지만 강씨의 아내 이모(43)씨는 거실에서, 중학생인 큰 딸(14)은 작은 방에서 초등학생인 작은 딸(8)은 안방 침대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머플러로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강씨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 2장이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유서에서 '미안해 여보, 미안해 ○○아(딸). 천국으로 잘 가렴. 아빠는 지옥에서 죗값을 치를게'라고 썼다. 또 '(경제적으로) 더 이상은 못 참겠다', '한계가 왔다', '(부모님에게)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었다.
경찰은 외국계 회사를 다니던 강씨가 3년 전 퇴사 후 생활고 등에 시달리면서 극단적 행동을 벌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살고 있던 146㎡ 넓이의 대형 아파트도 자기 소유이긴 하나 거액의 대출이 물려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강씨가 아파트를 담보로 모 시중은행에서 5억원 이상을 빌린 것으로 보고 이번 사건과의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강씨는 '생활고 때문이었느냐'는 질문과 '가족과 함께 목숨을 끊으려 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끄덕였고 '빚이 많았느냐', '우울증이 있느냐', '
강씨는 '부인과 두 딸이 자살에 동의했느냐', '피해자들이 저항했느냐'는 질문에는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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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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