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MBN |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철제 덮개가 붕괴돼 공연을 보던 관람객 27명이 10여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가 난 환풍구 주변에는 관람객의 진입을 막는 안전시설은 설치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안전 불감증'이 낳은 대형 인명사고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17일 오후 5시 53분쯤 성남시 분당구 판교테크노밸리 유스페이스 야외공연장에서 관람객 27명이 환풍구 철제 덮개 위에서 걸그룹 공연을 관람하던 중 덮개가 붕괴되면서 추락했습니다.
이 사고로 이날 오후 10시 30분 현재 윤모(35)씨 등 16명이 숨지고 김모(20·여)씨 등 11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부상자들은 분당 차병원 등 5곳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일부는 상태가 심각해 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현장에서 12명이 사망했고, 2명은 병원으로 옮기던 중 사망했다"며 "나머지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상자 중 상태가 심각한 환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현장에는 700여명이 몰려 인기 걸그룹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었습니다.
일부 관람객들은 좀 더 가까운 거리에서 공연을 지켜보기 위해 무대에서 10m도 채 떨어지지 않은 환풍구 위로 올라갔습니다.
환풍구 주변에는 관람객들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안전요원들도 관람객들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아 수십명이 일제히 환풍구 덮개 위로 올라섰다 변을 당했습니다.
사회자가 공연 시작에 앞서 "안전해야 공연을 할 수 있다"고 질서를 유지해줄 것을 당부한 게 전부였습니다.
사고 당시 무대를 등지고 오른편에서 공연을 지켜본 심모(47)씨는 "유명 가수들 공연이 예정돼 있던 만큼 주최측이 충분한 안전대책을 세웠어야 했다"며 "질서유지에 조금만 더 돈을 들여 안전요원을 좀 더 배치했더라면 막을 수 있었던 '인재'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경기도와 성남시는 사고대책본부를 꾸려 수습에 나섰습니다.
성남시 관계자는 "남경필 지사와 이재명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꾸려 수습에 나서겠다"며 "추후 사고상황에 대한 자료가 마련되는대로 언론에 배포해 혼란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허경렬 경기경찰청 2부장(경무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수사본부를 꾸려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관 72명을 투입, 철저한 사고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라며 "사고 경위를 수사한 뒤 안전규정 등을 위반한 사항이 있을 경우 관련자를 형사처벌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습
이날 행사는 테크노밸리 입주를 기념하기 위한 '2014년 제1회 판교테크노밸리 축제'로, 경기도와 경기과학기술진흥원이 주최하고 이데일리, 이데일리 TV가 주관했다. 오후 5시부터 오후 8시까지 포미닛 등 가수들의 축하 공연이 예정돼 있었습니다.
행사 주최측 관계자들은 사고 발생 5시간이 지난 시점까지도 언론과의 접촉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