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손가락 하나는 1억원?

공무원이 뇌물을 요구하면서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인다면 대체 얼마를 말하는 걸까요?
실제 이렇게 해서 1억원의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나중에 돈을 돌려주긴 했지만, 일단 받은 돈 만큼의 죄값을 치르게 됐습니다.
결국 이 공무원의 손가락 하나는 1억원으로 판결이 난 셈입니다.
강태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공무원 이 모씨는 조사를 무마해 달라는 업자의 청탁에 손가락 하나를 들어보였습니다.

내심 1천만원을 생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며칠 뒤 건네받은 가방에는 1억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놀란 이 씨는 상급자에게 이를 보고한 뒤 뒤늦게 되돌려줬지만 뇌물수수죄로 적발돼 재판에 넘겨지게 됐습니다.

항소심은 이 씨가 당초 생각했던 1천만원을 제외한 9천만원 부분은 무죄라며 징역 1년만을 선고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스스로 대가를 요구해 이를 받았다면 돈 전부에 대한 영득의 의사가 있었다고 봐야 하는 만큼 이 씨가 받았던 돈 1억원 모두를 뇌물로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터뷰 : 변현철 / 대법원 공보관
-"일단 뇌물인지 알고 받았다면 받은 돈 전부에 대해 뇌물죄가 성립하고, 예상보다 액수가 많아 돌려줬다고 해도 뇌물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강태화 / 기자
-"뇌물 공무원에 대해 보다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이번 대법원 판결로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는 공무원들의 뇌물수수 관행에도 변화가 올 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강태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