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전체가 통째로 경매에 넘어가 주민들이 쫒겨날 위기에 처한 곳이 있습니다.
마음만이라도 따뜻해야할 설날, 어떤 사연일까요?
강진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남 고성의 이봉두 할머니.
예년 같으면, 명절 분위기에 시끌벅적하겠지만, 지금은 방안에 온기조차 없습니다.
▶ 인터뷰 : 이봉두 / 마을주민
- "설맞는 기분이 살살 일이 풀려나가고 좋아져야 할 텐데 안좋아지니까 기운이 없어서 아무 맥을 못 쓰겠어요."
일부 주민은, 그동안 겪었던 마음고생을 쏟아내 듯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입니다.
▶ 인터뷰 : 마을주민
- "(추진위원장님 계십니까?) 추진위원장도 없고. (설 준비는 어떻게 하세요?) 그냥 쇠면 되지 뭐. 통곡하고 있을까? 하지 말고…"
16가구 30여 명이 사는 시골 마을의 불행은 지난 2008년 마을에 있는 집과 임야 등 7만여㎡를 조선업체에 팔면서 시작됐습니다.
이후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고, 조선기자재 공장 건립이 중단되면서, 채권자가 마을 전체를 경매에 넘긴 겁니다.
지난 7일 예정됐던 경매는 한 달간 연기됐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극에 달한 상태.
▶ 인터뷰 : 마을주민
- "마을주민이 여기서 쫓겨나가면 어디 갈 곳도 없고 또 이주지 역시 경매에 들어가버리고…"
▶ 스탠딩 : 강진우 / 기자
- "마지막 한파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이곳 세포 마을 주민들은 암울하고 어두운 명절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 강진우입니다.
영상취재: 진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