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은 엄연히 언어 폭력입니다.
이런 폭력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아이들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인데요.
아무렇지 않게 내뱉는 욕설과 폭언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김순철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경기 파주시의 중학교에 다니는 16살 A군.
같은 반 학생이자 일진인 B군의 욕설에 열 달이 넘도록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루에 수십 차례나 폭언을 듣지만 보복이 두려워 신고도 못 했습니다.
▶ 인터뷰 : A 군 / 중학교 3학년
- "언어폭력을 당해서 어지럼증이 생기고 코피도 되게 많이 흘렸어요. 그리고 또 탈모까지 생겼어요."
지난 8월엔 한 여고생이 스마트폰 채팅방의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아파트 11층에서 뛰어내렸습니다.
▶ 인터뷰 : 강 모 씨 / 피해자 아버지
- "나도 여잔데 애들이 나보고 ○○래. 누구는 이렇게 욕을 하고, 누구는 이렇게 욕을 해. 엄마 아빠 나 너무 힘들어 이러면서 오열을 했어요."
▶ 스탠딩 : 김순철 / 기자
- "이처럼 극단적인 결과를 낳는 언어폭력에 대해 우리 청소년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아봤습니다."
설문조사 결과 50명 중 절반 이상이 욕은 폭력이 아니라고 답했습니다.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식이라는 겁니다.
▶ 인터뷰 : 도지영 / 서울 신당동
- "이건 친구끼리 친밀감을 표현하는 거니까 어느 정도 욕은 허용된다고 생각해요."
▶ 인터뷰 : 박소진 / 서울 둔촌동
- "심하게 하면 기분 나쁠 수 있는데 장난으로 하면 오히려 친해줄 수 있고…."
지난 6월 경찰에 '학교폭력 원스톱센터'가 설치된 이후 넉 달간 접수된 신고는 5천8백여 건.
이 가운데 14%인 820여 건이 언어폭력에 관한 겁니다.
특히 언어폭력이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꾸준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욕설도 폭력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없다면 언어폭력으로 인한 피해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란 지적입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박세준, 한영광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